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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지난해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 128개 초·중학교 학생 1만8174명을 대상으로 만족도·효과성 조사를 벌여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3일 밝혔다.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서책형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디지털화해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교재다. 교육과정 내용뿐만 아니라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와 최신 참고자료, 학습문제, 용어사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KERIS에 따르면 서책형 교과서와 디지털교과서를 병행해 공부한 학생들은 문제해결 능력·자기주도학습 능력·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인지적 역량과 의사소통·협업 능력 등 사회적 역량, 학습 자신감·학습동기·수업태도와 같은 정의적 역량이 모두 향상됐다. 특히 정보활용능력은 디지털교과서 활용 이전보다 0.27점(5점 만점), 비판적 사고력은 0.26점, 창의성 및 혁신 능력은 0.24점, 협업능력은 0.20점이 올랐다.
디지털교과서 만족도도 높았다.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 학생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32점이었다. 학생들은 디지털교과서의 장점으로 ‘글, 사진 외에 멀티미디어 기능이 있어 공부가 더 잘된다’(33.9%), ‘무거운 종이 교과서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31.6%), ‘공부가 더 재미있다’(11.6%) 등을 꼽았다.
교사(1747명) 만족도 역시 평균 4.19점으로 높았다. 교사의 61.6%는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수업에 효과적’이라고 답했고, 10.6%는 ‘학생들과의 의견교환이나 대화가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반면에 학부모(8897명)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3.49점이었다. 학부모들은 ‘디지털기기로 다른 것을 하게 돼 집중력이 흐트러진다’(30.4%), ‘디지털기기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27.0%)고 우려했다.
디지털교과서와 스마트기기 중독과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이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중독률을 조사한 결과 고위험군은 1.6%였고, 잠재적 위험군은 11.4%였다. 이 같은 중독률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16년 조사한 일반 청소년들의 고위험군(3.5%)과 잠재적 위험군(27.1%)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서정희 KERIS 디지털학습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기기를 오락과 소비의 도구로만 취급해 사용을 규제하기보다는 학습과 생산의 도구로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교과서는 2011년 정부의 ‘스마트교육 추진전략 실행계획’에 따라 지난해 128개교, 올해 72개교 등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에서 사회·과학과목에 시범 사용됐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내년 초등 3·4학년, 중등 1학년 사회·과학·영어 과목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초·중학교에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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