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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북한 미사일 기습 발사…트럼프 의식한 ‘절제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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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9 11:10:40 수정 : 2017-04-29 11: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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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발사되는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노동신문
북한이 29일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수분만에 폭발했다. 발사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지만 미국의 대북정책 발표와 고강도 압박 등을 의식해 도발 수위를 조절한 것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0분 평남 북창 일대에서 북동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북창에서 방위각 49도의 북동쪽 방향으로 날아갔으며, 최대고도 71㎞까지 올라가 수 분간 비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사일은 발사 직후 수 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추가 분석을 통해 기종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최근의 발사 패턴과 차이점이 보인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정상비행했을 경우 방위각 등으로 추정할 때 북한 양강도나 함경남도 등 내륙 지역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미사일이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지 못하거나 발사하자마자 공중폭발하면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기술적 신뢰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북극성-2형 등을 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내륙에서 발사됐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미사일을 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북극성-2형 계열의 개량이나 추가시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맞서면서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방식으로 도발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이동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 입안에 참여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직접 유엔 안보리 회의를 주재해 대북제재에도 아랑곳없이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에 대한 고강도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북한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을 맞아 지난 25일 사상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실시한 직후 “이번 화력훈련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경고이며 핵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영토를 벗어나지 않고 일정 고도에서 폭발시킴으로서 미국과 일본 등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관계없이 핵보유국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시키는 ‘계산된 저강도 도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5일 김일성 탄생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노동신문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공언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ICBM이 성공하려면 탄두를 높은 고도로 쏘아올리는데 필요한 추력을 제공하는 1단 추진체가 확보되어야 한다. 로켓엔진 2~4개를 묶는 1단 추진체는 각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가 균일해야 하며 비행에 따른 진동 등을 견뎌내야 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가능한 많은 시험발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1단 추진체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고도에서 연료를 모두 소모하고 2단 추진체와 분리되면 임무를 마치는 것이 1단 추진체인 만큼 비행거리보다는 빠르게 올라가는 것에 중점을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이번까지 탄도미사일만 50발째 발사할 정도로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은 별다른 성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로켓 개발 과정에서 미국과 러시아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ICBM과 우주발사체를 완성했다. 북한도 가까운 시일 내에 기술적 개선을 통해 더 먼 거리를 날아가는 미사일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도 27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토머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전까지 1000번의 실패를 한 것으로 전해진 것처럼 김정은도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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