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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보 사퇴 놓고 내홍 겪는 바른정당, 이름값도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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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9 01:15:07 수정 : 2017-04-29 01: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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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제4당인 바른정당의 내홍이 깊다. 유승민 후보는 완주 의사가 분명하지만 어제 소속 의원 33명 가운데 20명이 연대서명으로 후보단일화를 촉구했다. 이은재 의원은 자유한국당으로 옮기며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개혁보수의 깃발을 높이 든 바른정당의 최대 위기다.

바른정당은 석 달밖에 안 된 신생정당이다. 올바른 정치를 목표로 내걸고 1월 24일 창당하면서 ‘박근혜 국정 농단’ 사건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한국인에게 쉽게 잊어버리는 건망증이 있긴 하다. 그래도 잉크도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이건 아니다. 바른정당은 창당하면서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후보 지지율이 낮다고 흔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과 원칙을 망각한 처신이다. 이 의원이 친박 세력의 뿌리가 깊은 새누리당 후신 자유한국당으로 되돌아간 것도 정치 철새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바른정당은 소속 의원 평균 재산이 77억원으로 가장 부자당이다. 의원들의 선수도 평균 2.9선이다. 지켜야 할 게 많으니 정의당처럼 정책 정당으로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치인은 소신에 따라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떴다방으로 비쳐지는 모습은 정상이 아니다.

유 후보는 정책 능력과 후보 토론회에서 역량이 돋보여도 지지율이 받쳐주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데 대한 후폭풍으로 대구·경북 등 보수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뒤지는 4%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지율이 낮다고 후보를 교체한다면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다. 절차를 지키고 승복해야 민주주의가 발전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공개리에 3자 후보단일화를 거부했다. 정치는 생물이라지만 시일이 촉박한 데다 다른 후보들이 적극적이지 않아 성사 가능성이 낮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이치가 그런데도 연대서명한 바른정당 의원들은 “단일화에 응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를 흔들면서 국민의 뜻 운운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바른정당은 정치의 바른 길이 무엇인지 깊이 유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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