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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녹취가 상식이 됐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만약을 대비해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의 녹음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녹음시켜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대한민국이 ‘녹취 공화국’이 됐다는 자조가 나온다. 뿌리 깊은 불신사회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선 녹취록이 결정적 증거 역할을 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대포폰의 ‘최순실 녹음파일’을 비롯한 녹취파일들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청와대 담장 안팎에서 벌어진 비선실세들의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녹취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녹취를 당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남성들은 목욕탕에 같이 가고 나면 친해진다. 친한 사이를 이르러 “사우나 여러 번 다녀온 것 같은 분위기”라는 말도 있다. 사업상 접대의 마지막 코스가 목욕탕인 시절도 있었다. 요즘 다시 비즈니스 장소로 목욕탕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지인에 따르면 사업관계로 갈등을 빚고 있던 상대방의 의뢰를 받은 모 유명 변호사가 어느날 “까놓고 얘기하자”며 목욕탕으로 데려가더란다. ‘문제가 원만하게 풀리겠구나’ 하며 은근히 기대하고 따라갔는데 사우나 탕 안에서 이런저런 협박을 잔뜩 늘어놓더니 “합의 안 하면 소송 걸겠다”고 했다. 왜 이런 얘기를 하필 목욕탕에서 하나 궁금했는데 알몸 상태에선 녹취당할 위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수 전인권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 발언으로 ‘적폐 가수’라는 비난과 문자폭탄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작가 임경선씨가 당했다. 임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책에 식칼을 꽂아 인증한 SNS글과 성희롱 글을 캡처한 것을 공개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지난 번의 언어성폭력 가해에 이어 이런 칼부림 협박멘션을 받는 거는 저 하나로 부디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선이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만사불여 튼튼이다. 문재인 캠프는 입조심 말조심에 손조심도 해야 할 것 같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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