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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말 안 통해 법 도움 못 받는 이주여성 도울것”

입력 : 2017-04-27 20:54:12 수정 : 2017-04-27 23: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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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통·번역 봉사단 아비가일씨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여성과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울산지방법원이 27일 창단한 ‘통역·번역서비스 자원봉사단’의 유일한 페루 출신 단원 아비가일(28·여)씨의 포부다.

이 자원봉사단은 울산지법이 전국 지방법원 중 처음으로 결혼이주여성 등 41명으로 만들었다.

법원을 찾는 외국인의 민원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각종 신청서 작성과 가정법원 출석 때 통역 등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아비가일씨는 스페인어권 민원인들을 돕는다.

울산지방법원이 창단한 ‘통역·번역서비스 자원봉사단’의 유일한 페루 출신 단원인 아비가일(오른쪽)씨와 딸들.
울산=연합뉴스
아비가일씨가 자원봉사단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도 낯선 한국 땅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으로 온 것은 페루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인 2009년이다. 한국인과 재혼해 울산에 살게 된 엄마를 찾아왔다. 한국어를 거의 할 줄 몰랐지만 수개월 뒤 집안 사정으로 엄마 곁을 떠나 부산의 그릇 공장과 옷 공장, 과수원 등지에서 일했다.

그는 “외국인을 싫어한다는 느낌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이 잘 안 통하니 오해도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집주인이 전세금 돌려주지 않고 줬다고 우긴다거나,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봤다.

아비가일씨는 “억울한 일을 겪어도 외국인들은 누구에게 어떤 법적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며 “법원 봉사단 활동으로 한국의 법을 조금 더 알고 친구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5살과 3살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비가일씨는 “항상 도전하고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엄마의 모습을 딸들이 보고 자랐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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