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와우리] 코리아 패싱과 사드 배치의 안보공학

관련이슈 세계와 우리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4-28 00:08:09 수정 : 2017-04-28 00:08: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드는 한반도 방어 핵심능력, 중국 두렵다고 거부해선 안 돼 / 새 대통령 주체적 강단 있어야 한국 ‘외교 왕따’되는 불행 막아 4월 위기설로 4월 한 달은 불안의 연속이었다. 김일성 생일(15일)과 북한군 창건일(25일)이 같이 있는 4월이 되면 위기설은 매년 반복됐다. 그러나 올해는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통해 핵개발의 완성을 선언할 것으로 관측되는 해이어서 위기설이 더욱 부각됐다.

4월 위기설의 불을 댕긴 것은 6일부터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중에 시리아 공습작전을 펼치며,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행위에 대해선 보복이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고는 최대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새로운 대북전략을 제시하면서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까진 하지 않을 테니 비핵화만큼은 같이 이끌어내자는 것이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던 공약을 번복까지 하면서 당근을 던졌다. 이로 인해 중국은 한·미 양국이 북한정권을 전복하려 든다면 군사적 개입을 하겠다면서도 북한이 용인하는 ‘선’을 넘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에 이르렀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군사학
그런데 이런 와중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상외교 공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 주석과의 긴밀한 외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국제적인 북핵공조 노력도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는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기에 ‘정치적’인 모습으로 비칠 것을 정부가 우려해서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박한 북핵사태에 미·중·일이 국제적 논의를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을 배제시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이 우려스럽다.

코리아 패싱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대해서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여전히 한·미동맹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특히 핵무기를 가질 수 없는 한국에 있어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는 한·미동맹의 핵심이다. ‘확장억제’란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미국의 모든 군사적 능력으로 한국에 대한 위협이나 공격을 억제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 정부는 대선 2주일을 앞두고 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진행시켰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합의와 차기 정부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은 기습배치는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이 관광 금지나 한류 제한 등의 불법적인 경제제재를 가하자 중국을 두려워하는 여론도 비등하다. 그러다 보니 사드 자체가 소용이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서 한반도를 지키는 확장억제의 핵심능력 가운데 하나이다. 한·미동맹으로 확장억제를 미국에 요구하면서 사드를 거부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맞지 않는다. 더구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을 쥐어줬는데도 다른 주변의 강대국이 두렵다고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국가를 과연 어떤 나라가 동맹국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중국의 압박과 제재가 두려워 자신을 지킬 무기인 사드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한국이라면 미국도 코리아 패싱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우리에겐 코리아 패싱을 만들지 않을 대통령이 필요하다. 약자가 말하는 평화는 구걸에 불과하다. 입이 아니라 든든한 팔과 다리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안보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필요한 일이라면 사드 배치와 같은 인기 없는 결정도 강단 있게 끌고 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를 바탕으로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사드 배치 카드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코리아 패싱도 막을 수 있다. 한반도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우리이기 때문이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군사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