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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대선 前 사드 배치 ‘쐐기’… 총대 멘 韓국방

입력 : 2017-04-26 18:12:16 수정 : 2017-04-26 21: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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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평가후 장비 반입 예상 깨고 韓·美, 부지 공여 마치자마자 진행/정권 교체 후 번복 못하게 ‘강공’/中 “한반도 긴장고조 행위” 반발 주한미군이 26일 새벽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부지에 발사대 2기 등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핵심 장비를 전격 반입했다. 대선을 13일 남긴 시점에서 감행된 사드 장비 반입은 일반의 예상을 깼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성주골프장에 사드 장비가 들어간 직후 입장 자료에서 “이번 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사드 배치를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역 전략 균형을 무너뜨리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라며 “미국과 한국이 사드 배치를 취소하고 관련 설비를 철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사드 배치를 비롯한 한반도 위기의 무력적 해결 방안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가는 사드 장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트레일러가 26일 오전 ‘노사드, 노워’(사드 반대, 전쟁 반대) 등의 현수막이 내걸린 마을길을 통해 주둔지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경찰은 경찰력 8000여명을 동원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 접근을 차단했다.
성주=연합뉴스

하늘 향한 사드 발사관 26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부지에서 차량형 이동식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가 요격미사일 발사관을 하늘로 향한 채 세워져 있다. 주한미군은 이날 새벽 발사대 2기 등 사드 핵심장비를 성주골프장 부지에 전격 반입했다.
대구일보 제공
지난 20일 한·미 양국 간 사드 부지 공여 절차가 있은 뒤 사드 장비 배치는 성주골프장 환경영향평가와 기지 설계 및 공사 등 준비작업이 있고 나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가) 단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대북 압박을 이끌어내는 대가로 사드 배치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빅딜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동안 한·미 양국이 언급한 내용은 모두 대선 전 사드 배치를 위해 연막을 친 셈이다. 주한미군이 지난달 6일 사드 발사대 2기를 국내 들여온 뒤 51일 동안 장비 추가 반입과 이동을 철저히 함구해온 것도 기습 배치 작전을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이 지난 2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하기 위해 찾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미가 욕먹을 각오로 작전을 강행한 데는 사드 배치를 대선 이후로 넘길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소식통은 “한·미 군 수뇌부 사이에서 사드 배치를 대선 이후로 넘길 경우 백지화될 것임이 자명하다는 우려가 있었을 것이고, 정권 교체 이후 번복할 수 없도록 미리 울타리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총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멨다. 충청(충북 청원) 출신인 한 장관은 속내를 잘 내비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부하에게도 화를 잘 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드 전격 배치 작전은 의외다. 사실상 무정부상태나 마찬가지인 현시점에서 다른 부처 고위공직자처럼 현안 문제를 대선 이후로 미룰 수도 있었다. 군 관계자는 “국민의 알권리나 정치적 합의보다도 안보가 더 중요하다는 한 장관의 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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