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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예상 깬 심야 사드 반입… 환경오염 논란·반발 어쩌나

입력 : 2017-04-26 18:42:16 수정 : 2017-04-26 22: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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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군사작전하듯 반입… 이르면 내달 제한적 운용 가능 / 발사대 2기·사격통제소·레이더 등/주한미군 0시부터 핵심장비 운송/주민 반발… 경찰 충돌 부상자 속출/국방부 “시설공사 등 절차 정상 진행”/환경영향평가 끝나기 전 반입 논란
주한미군이 26일 새벽 주민 반대 속에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핵심 장비를 반입함에 따라 조만간 작전 운용에 들어갈 전망이다. 미군이 반입한 사드 장비는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소, 레이더 등 북한 미사일 요격을 위한 기본장비다. 발사대가 6기까지 구성되는 정상적인 사드 포대 구성 요소엔 미달한다고 할 수 있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 자료에서 “한·미 양국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사드 체계의 조속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따라서 이번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 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호위 받는 사드 사드 포대를 구성하는 핵심 장비 중 하나인 사격통제레이더를 실은 차량이 26일 새벽 경찰의 호위 속에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예상 깬 심야 반입

미군의 사드 장비 반입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환경영향평가와 시설 설계 완료 직후 발사대와 레이더 등 관련 장비들을 반입할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사드를 반입한 미군은 차량형 발사대와 사격통제레이더 등 관련 장비의 시험가동을 거쳐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작전운용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은 이날 0시부터 사드 발사대와 사격통제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핵심장비를 성주골프장으로 반입하기 시작했다. 오전 4시40분쯤 사격통제레이더와 차량형 발사대 2기 등이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갔다. 오전 6시50분쯤에는 레이더에서 발생한 열을 식혀주는 냉각장치 등 부수장비도 반입됐다. 이 장비들은 경북 칠곡군 왜관과 부산 일대에서 이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입된 장비 중에는 패트리엇(PAC-3) 포대도 포함됐다.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사드 기지를 방어하기 위한 용도로 보인다.

경찰은 8000여명을 동원해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원불교 신도 등 200여명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를 차량 10여대로 가로막았으나 경찰은 이를 모두 견인했다. 경찰은 사드 장비가 지날 때는 도로변에 방패로 차단막을 쳐 주민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간에 충돌이 발생해 주민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민들은 사드 장비를 향해 물병 등을 던지며 항의했다.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가는 사드 장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트레일러가 26일 오전 ‘노사드, 노워’(사드 반대, 전쟁 반대) 등의 현수막이 내걸린 마을길을 통해 주둔지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경찰은 경찰력 8000여명을 동원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 접근을 차단했다.
성주=연합뉴스




◆단기간 내 작전 운용 가능

사드 체계는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와 요격미사일, 사격통제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전기·냉각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성주골프장에 반입된 장비는 사드의 실전 운용에 필수적인 장비다. 미군은 지난달 6일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기지에 있던 사드 발사대 2기를 C-17 수송기에 실어 오산 공군기지로 옮긴 것을 시작으로 장비 운송작업을 진행해 왔다. 비행기와 선박을 통해 국내로 반입된 장비는 왜관 등의 미군기지로 옮겨진 뒤 성주골프장으로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골프장은 전기, 수도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지형도 평탄해 별도의 시설공사 소요가 크지 않다. 영구 주둔에 필요한 장병 주둔 여건 개선 등의 공사가 불가피하지만 사드가 작전능력을 확보한 이후에도 공사는 가능하다. 괌 사드 포대도 처음 배치됐을 때는 야전 운용에 가까운 임시 주둔 형태였다. 괌처럼 발사대가 설치될 장소만 사각형 형태로 콘크리트 평탄화 작업을 하고 발사대와 사격통제레이더, 교전통제소를 서로 연결한 뒤 전력을 공급하면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중에는 제한적 수준의 작전운용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발사대와 교전통제소, 레이더를 연결하면 기초적인 작전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장비 배치 후 각종 시험을 실시해 작전운용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 전 반입 논란

이번 사드 장비 반입으로 지난 20일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사드 부지 공여 절차를 완료한 직후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작업이 남았다던 국방부의 설명은 허언(虛言)이었음이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날 사드 반입 직후에도 “환경영향평가와 시설 설계 및 공사 등 관련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후속 조치 약속은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미군은 그동안 우리 측이 공여한 토지에 대해 깐깐하게 환경영향평가를 해왔다. 부지를 사용하고 돌려줄 때 환경오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그런데 이번 배치 과정에서는 우리 측이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드를 성주골프장에 반입했다. SOFA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일방적인 조치는 새로운 오해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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