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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남의 명소, ‘이음’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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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6 22:19:16 수정 : 2017-04-26 22: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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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말에 짬을 내 전통식품 문화관에 다녀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말 서울 강남역 인근에 만든 ‘이음’이라는 이름의 체험공간이다. ‘이음’은 우리 농산물 생산자와 전통식품 제조업체, 그리고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곳이자 우리 전통 음식문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젊은이들이 몰리는 번화한 테헤란로에 위치해 있지만 건물 내부는 고즈넉한 한옥을 연상하게 한다.

전통식품문화관 ‘이음’에서는 우리 술과 명인들이 정성들여 만든 전통식품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1층에서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국내산 농산물로 빚은 다양한 술을 시음·구매할 수 있다. 2·3층에서는 전통식품 명인들이 만든 차와 한과를 맛보거나 명인과 함께 장류, 식초, 차, 한과 등 갖가지 전통음식을 만드는 체험·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필자가 방문한 날에는 때마침 원어민 교사 여러 명이 지난해 ‘우리 술 품평회’에서 상을 받은 술을 맛보고 있었다. 순창 고추장 명인과 함께 고추장을 만드는 일본인 관광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외국 소비자들이 한국의 전통식품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무척 반가웠다.

우리나라 전통식품은 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뛰어나지만 아직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국내 소비는 정체 상태이고, 수출도 획기적으로 늘지 않고 있다. 영세한 생산·유통 환경, 마케팅과 홍보 부족, 각종 규제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우리 국민의 식습관이 빠르게 변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쌀 소비가 크게 줄면서 쌀값이 하락하고 많은 쌀 재배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침밥을 거르는 등 쌀밥을 먹는 횟수가 준 것이 큰 원인이지만, 전통식품이 국민과 멀어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빵과 라면 등 밀가루 가공식품을 선호하며, 떡이나 한과처럼 쌀로 만든 전통식품은 명절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국민이 전통식품을 접할 기회가 점차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변화하는 식생활과 식품소비 트렌드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정부와 연구기관, 제조업체가 함께 협력해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전통식품을 재해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전통식품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보나 판촉 역량이 모자란 소규모 전통식품 제조업체에도 ‘이음’은 매우 소중한 공간이다. 전통식품 수요가 늘면 쌀을 비롯한 우리 농산물 소비가 촉진되고, 전통식품을 생산하는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전통식품은 우리나라의 뛰어난 식문화와 조상의 오랜 생활의 지혜가 만들어낸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 스스로 전통음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국 식품의 수출길도 확대될 수 있다. 주말에, 혹은 평일에 짬을 내 ‘이음’에 들러보자.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이음’이 내국인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세계에 우리 전통식품을 알리는 한국의 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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