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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독으로 말기 암 치료"…무허가 제조업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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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6 19:36:04 수정 : 2017-04-26 19: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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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독에 든 신비한 효능으로 암도 나을 수 있습니다. 뭐 체질적으로 안 맞아서 돌아가시는 분도 있어요.”

암 환자에게 맹독성 복어환을 제조해 판매한 업자가 적발됐다. 간절하게 기적을 바라며 물불을 가리지 않는 환자와 가족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복어 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이 든 복어환을 제조·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권모(62)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권씨는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인터넷에 ‘복어독의 신비’라는 카페를 개설한 뒤 암환자 등 난치성 환자를 대상으로 복어환이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해 30명에게 100㎏(2130만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의 난소나 간장에 주로 들어 있는 맹독성 신경물질로 독성이 청산가리(KCN·사이안화칼륨)의 1000배에 달해 성인은 0.5㎎만 섭취해도 사망할 수 있다. 권씨가 제조한 복어환에서는 1개(0.8g)당 테트로도톡신 0.0351㎎이 검출됐다. 14개를 한 번에 복용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셈이다.

권씨는 조사 과정에서 “(복어환을)복용 뒤에 돌아가시는 분도 있는데 암 때문인지 복어환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복어환 구매자가 한 알을 복용한 지 5분 간격으로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며 복용량을 늘려가도록 지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자에 따라 하루에 스물다섯 알까지 복용한 경우도 있었다.

권씨는 2010년에도 2억원 상당의 복어환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형을 마치자마자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복어 독은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임상실험이 제대로 이뤄진 적도, 의약품이 만들어진 적도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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