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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동상삼몽' 후보 단일화, 대선 승리 보증수표?

입력 : 2017-04-27 05:00:00 수정 : 2017-04-27 05: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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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후보 단일화론이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후보 단일화의 효과를 확언할 수 없는 데다 정당별로 셈법이 다른 탓입니다.
먼저 바른정당은 단일화에 대한 당내 요구가 거센 편입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국민의당을 대상으로 한 단일화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일화 대상으로 떠오른 후보별 온도 차이도 느껴집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지난 25일 열린 4차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해 다시 한번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는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면서도 유 후보 등에게는 ‘보수 대통합’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안 후보 측은 정치인들에 의한 인위적 연대를 거부한다며 국민 선택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고, 같은당의 박지원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그대로 가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한국당 후보 간 단일화가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선투표 용지가 인쇄에 들어가는 오는 30일 이전이 사실상 단일화 마지노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촉박한 시한에 단일화를 서두르다 보면 당 안팎의 반발 등으로 오히려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후보들 간 이해관계가 상이해 실제 단일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5일 밤 전파를 탄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안철수와 홍준표, 유승민 세 후보 모두 3자 단일화를 추진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지지율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는 '반문(반문재인)' 진영 후보 단일화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장미 대선'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후보 모두 3자 단일화론에는 일제히 거부의사를 피력한 것이어서 앞으로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안·홍·유 후보에게 단일화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단일화 논란의 시작점인 유 후보는 "무슨 이유로 물으시는지 모르지만, 저는 단일화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전날 심야 의원총회를 연 바른정당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의당과 한국당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유 후보는 "후보 동의없이 단일화가 안 되는 것은 잘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께선 왜 그렇게 (단일화) 문제에 관심이 많으냐"며 "뭐 잘못될까 봐 그러느냐"고 반문했다.

그간 유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으면서 당내에서는 후보 사퇴론이 불거지기도 했고, 결국 단일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럼에도 정작 유 후보 본인은 완주 의사를 꺾지 않고 있어 불협화음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도 같은 질문에 "그럴 일 없다"며 "선거 전 그런 연대는 (없다고) 거짓말하지 않고, 백 번도 넘게 얘기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문 후보가 "국민의당도 바른정당과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한 것 같다"고 지적했지만, 안 후보는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굳세어라, 유승민"

홍 후보는 "그런 걸 왜 묻느냐"며 "나는 생각도 없다"며 다소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바른정당의 존립이 문제되니까 한번 살아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이번 단일화 논란이 바른정당의 궁여지책(窮餘之策)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이어 "바른정당하고 단일화하려고 했더니, (유 후보가) 안 하려고 한다"며 "안 하려면 마음대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세 후보의 입장을 경청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며 "수구 보수 세력을 밀어내고 따뜻하고 건전한 보수 세력을 세우는 일에 유 후보가 앞장서달라"고 응원을 보냈다.

심 후보의 유 후보 응원은 정치공학적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유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보수·중도세력의 세를 규합하면 심 후보는 진보 진영에서 1위를 달리는 문 후보를 위해 지난 대선처럼 지지 선언과 함께 중도 포기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실제로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 당시 진보정의당을 대표한 심 후보는 후보 등록 마지막날 등록을 포기하고, "사실상 야권의 대표주자가 된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의 열망을 모아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지지 선언을 했다.

아울러 중도·보수세력에 구애하는 후보들이 난립해야 상대적으로 진보 색깔이 뚜렷한 심 후보 입장에서는 득표에도 유리하다는 계산도 한 것으로 보인다.

◆'3자 단일화' 가능성 현재로선 낮아…자유한국당·바른정당 단일화 불씨 살아있나?

이처럼 후보들의 다양한 반응을 종합해보면 3자 단일화 가능성은 돌발변수가 없는 한 현재로선 높지 않다.

만약 이루어진다면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단일화가 그나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편이다.

홍·유 후보와 조원진 새누리당,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 등 보수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홍 후보가 예언한 것처럼 이번 대선은 진보와 보수 간의 세력 대결로 귀결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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