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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洪 “북핵, DJ·盧 정부 책임” 文 “누가 방어체계 미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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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5 23:39:44 수정 : 2017-04-26 11: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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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4차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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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손석희 JTBC 사장 사회로 열린 4차 대선 후보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양극화 해결을 위한 일자리 대책과 ‘작은 정부론’ ‘큰 정부론’, 북핵 해법 등 안보 대책, 국가지도자에게 필요한 리더십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네거티브 공세가 난무했던 직전 토론에 대한 거센 비판을 인식한 듯 여느때보다 후보들은 정책 대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때때로 “이보세요”, “이런 오만한 토론 태도가 어딨나요” 등 거친 언쟁도 벌어졌다.

◆文 대 보수 ‘역대정부 책임론’ 공방

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서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김대중·노무현정부 책임론을 놓고 문 후보와 범보수 진영 후보들이 격렬하게 맞붙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북한에 흘러들어간 돈으로 1996년 1차 핵실험을 했다”며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이 속아서 현금을 퍼주는 사이 핵과 미사일의 기초적인 개발이 다 됐다”고 추궁했다. 문 후보는 “원래 북핵이나 미사일 방어체계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킬체인 아니냐”며 “우리가 북핵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방어기제를 연기한 게 누구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10년간 연기해 2025년까지 가야만 가능하게 끔 만들어놓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25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한미동맹의 성격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유 후보가 “북핵과 미사일이 실전 배치됐다고 생각하시면서 왜 사드를 반대하느냐”며 “KAMD가 늦어졌다 치자. (KAMD를 배치하는 2025년까지) 국민생명은 어떻게 지킬 것이냐”고 꼬집자 문 후보는 “다음 정부로 넘겨야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를 갖지 않겠느냐. 북핵 폐기 공조 카드는 어떻게 할거냐”고 받아쳤다.

다시 유 후보가 “사드는 그 자체만 중요한 게 아니고 한미동맹의 상징이다. 사드를 반대하면서 어떻게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켜나갈것이냐”고 묻자 문 후보는 “미국이 무시하는 나라는 누가 만들었느냐. 미국의 주장을 추종하기만 하니까 (그런 것이다). 부끄러워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지금은 전술핵을 도입해 남북 핵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토론회에서 ‘주적’ 논쟁으로 ‘내용 없는 색깔논쟁’이라는 지적을 받은 외교·안보 분야에선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주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았다. 사드 배치 관련 ‘입장을 바꿨다’는 보수진보 양쪽의 공격을 받았던 안 후보는 본인의 발언 기회에 사드 등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는 분야는 피해가는 모습이었다. 대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문제도 안보 영역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중국과의 미세먼지 외교 등 환경외교 문제를 꺼내들었다. 주도권 토론에서 홍 후보는 안 후보에게 “햇볕정책의 공과 과를 얘기하는데 공은 무엇이냐. 공이란게 있느냐”고 물었고, 안 후보는 “당시와는 상황이 바뀌었다”면서도 “대북 관계에서 긴장완화를 시킨 것”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가 토론에서 햇볕정책의 구체적인 공을 얘기한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왼쪽부터· 기호순)가 2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양=국회사진기자단

◆양극화 해결 위한 일자리 대책과 국가의 역할

심화하는 경제 불평등 해법과 관련해 범보수 진영 후보들은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에, 문·심 후보는 정부 주도의 공공 분야의 일자리를 늘려가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홍 후보는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투자하고 국내에는 투자를 하지 않으니까 청년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강성 귀족노조의 적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지금까지 민간이 십수년간 일자리 만드는 것을 실패해 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심 후보도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고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고 했는데 소비가 넘쳐나고 기업 투자가 잘 되면 그렇게 할 수 있다”며 “기업 투자가 40년 만에 최악이고 저임금에 소비를 못하는 이런 때에는 경제주체로서 정부가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일자리 창출의 주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문 후보의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의 소요 재원이 과소 책정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 후보의 공공일자리 소요 예산 질문에 문 후보는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에 17조원, 공공기관 64만개 일자리에 4조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공공기관의 자체 수익으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 후보는 “17만4000명 공무원을 9급 초봉으로 계산해도 1년에 4조3000억원이 든다”며 “계산도 제대로 안 해보고 재원을 너무 낮춰 잡은 것 아니냐”고 문 후보를 압박했다. 문 후보는 “더 자세한 것은 유 후보님이 (캠프) 정책본부장하고 토론하는 게 맞겠다”고 일축했다. 유 후보는 “저더러 정책본부장이랑 토론하라니 너무 매너가 없으신 것”라며 발언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文·安 공방 대신 安·沈 대결 격화

안 후보는 과거 이야기에 매몰됐던 지난 4차 토론을 사과하며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운을 떼며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경제 불평등 심화 해법, 한반도 안보 2가지 주제로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문 후보를 직접 상대하기 보다는 다른 후보와의 공방을 펼쳤다. 특히 심 후보와의 입씨름이 치열했다.

안 후보의 ‘민간 주도 일자리 창출’ 발언을 심 후보가 파고 들면서 두 후보 간 신경전이 처음 촉발됐다. 심 후보는 “그게 전경련 생각이고 낙수효과론”이라며 “소비진작이 될 때는 그렇게 해도 되지만 지금은 경제 주체로서의 정부가 투자해야 한다”고 안 후보를 몰아세웠다. 안 후보는 “정부 역할은 교육에 투자해 창의인재를 기르고 공정한 산업구조를 만들어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기반을 닦는 것”이라며 “국가가 이를 못 해 어려워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보 주제 토론에서는 안 후보가 “이스라엘군은 적은 국방비로도 최대의 안보능력을 갖고 있고, 국방 R&D(연구개발)가 새로운 산업과 연결돼 있어 의무복무 후 전문가가 돼 제대한다”며 한국군의 역량 강화 방안을 심 후보에게 물었다. 심 후보는 “안 후보 공약에는 늘 기술·산업만 있고 사람은 없다”며 “강군 육성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왜 병사 처우에 대한 공약은 없느냐. 적은 국방비로 R&D 투자하자는 데 공감하지만 이걸 핵심으로 보는 것은 사장님 마인드”라고 맞받았다.
25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돌발 이슈로 떠오른 동성애

이날 토론장에선 ‘동성애’ 문제가 돌발 이슈로 제기됐다. 홍 후보가 돌연 문 후보를 향해 “군대내 동성에 문제가 심각하다. 문 후보는 동성애에 반대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진 것이다. 문 후보는 “그럼요”라고 답했다. 이에 홍 후보는 다시 보수진영에서 ‘동성애 찬성법’으로 비난하는 차별금지법 입법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문 후보는 “차별금지와 합법을 구분 못합니까”라며 “저는 뭐 (동성애를)좋아하지 않습니다.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고 말했다. 나중에 발언 기회를 얻은 심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반대의 문제가 아니다. 성 정체성의 문제”라며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자유가 인정돼야 한다. 노무현 정부때부터 차별금지법을 냈는데 입장이 후퇴한 문 후보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토론 막바지에 홍 후보가 다시 동성애 입장을 묻자 “동성애를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은 반대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가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지금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가 1만4000명 이상 될 정도로 창궐하는지 아느냐”고 지적하자, 문 후보는 “그러한 성적지향 때문에 차별해서는 안 된다.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과 합법화와는 다르다”고 못 박았다.

문 후보 측은 토론 직후 “오늘 TV토론 중 홍 후보가 군대 내 동성애문제를 물어와, 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허용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토론 말미에 홍 후보가 다시 ‘동성애를 반대하느냐’고 질문을 했고, 이에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특히 성적지향 때문에 그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안 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고 설명했다.

유태영·박세준·홍주형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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