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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TV토론, 공방만 요란했고 대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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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6 01:36:15 수정 : 2017-04-26 01: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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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선후보 TV토론 역시 정치 공방만 요란했다. ‘안보’와 ‘경제 양극화’ 주제의 4차 토론에서 후보들은 상대에게 비판만 쏟아냈을 뿐, 구체적인 방책은 내놓지 못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인 ‘81만개 공공일자리’와 관련해 “5년간 21조원의 재원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재원 문제를 따지는 유 후보의 질문이 계속되자 “우리 정책본부장과 토론하셔야겠다”며 면박을 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10만개 일자리 만들기’ 대책을 묻는 질문에 “실무진에서 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문 후보는 안보 분야 질문에서 “이명박·박근혜정부는 안보에 실패한 무능 정부”라며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안보를 말할 자격이 없다. 가짜 안보 세력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유 후보가 “코리아 패싱을 아느냐”고 묻자 “모르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일본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제외했다는 유 후보의 질문에 “미국이 무시하는 나라를 누가 만들었나. 부끄러워해야지”라고 반격했다. 북한의 핵 개발을 놓고도 유 후보와 문 후보 간에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어제 토론에서도 주제와 동떨어진 질문과 답변이 되풀이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중국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며 “외교안보 이슈로 접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 간 토론의 흐름을 끊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홍 후보도 문 후보에게 “서울광장에서 동성애 집회를 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4차 TV토론은 미래의 정책 비전과 청사진 제시에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두 번째 주제인 안보 문제의 발제에 나선 진영재 한국정치학회장은 “안보와 국익을 지킬 적임자는 누구인지라는 주제를 놓고 진짜 정책 비전을 보여주는 토론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요청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후보 간에 감정을 앞세워 “여보세요”, “왜 말씀을 버릇없이 해요”라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번 대선에선 후보 14명이 출전해 대선 사상 투표용지가 가장 길다고 한다. 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인 탓에 막상 찍을 후보가 없다는 불평이 나온다. 상대 흠집 내기의 네거티브 선거방식으로는 유권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없다. 대선후보들은 나라를 이끌 청사진을 놓고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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