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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항공모함 칼빈슨호·산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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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6 01:34:41 수정 : 2017-04-26 01: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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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걸프전쟁 이후 미국이 주도한 전쟁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뉴스가 미 해군 항공모함의 활약상이다. 항모는 단순한 배가 아니라 공해상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군사기지다. 목표물을 향해 쉽게 나아갈 수 있다. 항모를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등이 호위하는데 이들을 한데 묶어 항모 전단이라 부른다. 대규모 군사력을 적기에 해외에 전개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적 카드다. 항모 전단만큼 대규모 화력을 근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드물다. 항모 한 척에 배치된 전투기 80여대는 웬만한 중소 규모 국가의 공군력을 압도할 만한 파괴력을 지닌다.

세계 최초의 항모는 1918년 건조된 영국 해군의 아거스호다. 상선에 격납고를 만들고 그 위에 비행 갑판을 설치했다. 항모로 전쟁사에 한 획을 그은 나라는 일본이다. 1929년 취역한 호쇼호는 처음부터 항모로 설계되고 제작된 첫 항모다. 1941년 태평양전쟁의 막을 연 진주만 공습 때 일본은 전투기 450대를 실은 항모 6척을 보내 미 태평양함대를 일시에 불구로 만들 만큼 엄청난 타격을 가했다.

항모 시대가 열리면서 대규모 해전의 양상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전함들 간 포격전 중심이었지만, 항모가 나서면서 서로 적이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전투를 벌이게 됐다. 항모 함재기의 선제공격과 제공권 확보가 승리의 관건이다.

지금 항모 보유국은 10개국이지만 실질적인 전력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항모 전단 하나를 꾸리는 비용이 2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재 배수량 9만t 이상의 니미츠급 항모 10척을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이 공들여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 가운데 ‘일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원양해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해 개조한 항모 랴오닝호에 이어 처음으로 자체 기술로 건조한 항모 산둥호 진수식이 27일쯤 열린다고 한다. 미 해군 항모 칼빈슨호 전단이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동해에 진입할 즈음이다. 동아시아 안보 질서가 격변기에 들어선 또 하나의 징후다.

박완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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