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초대석] “1년도 안남은 평창 패럴림픽 알리기에 최선 다할 것”

관련이슈 세계초대석

입력 : 2017-04-25 19:11:01 수정 : 2017-04-25 19:11: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막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년간 28개 올림픽과 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를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올림픽뿐만이 아니라 2주 뒤에 열리는 패럴림픽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평창 패럴림픽은 내년 3월 9∼18일 열흘간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 펼쳐진다. 6개 종목에서 80개 메달이벤트가 열린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임에도 관심도는 낮다. 지난 2월 방한한 필립 크레이븐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이 패럴림픽에 대한 한국의 낮은 인지도와 관심에 우려를 표할 정도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평창올림픽을 아는 응답자 중 패럴림픽까지 아는 비율은 68.2%였지만 관심도는 24.9%에 그쳤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장애인의 날이던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집무실에서 이명호(60) 제4대 장애인체육회장을 만났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1만5000여명의 엘리트 선수와 40만여명의 생활체육인을 관장하는 조직이다. 연간 예산은 600억원에 달한다. 두 살 무렵 고열 때문에 맞은 주사가 잘못돼 장애인이 된 이 회장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서로 세상을 배우고 목발을 짚으며 사회 곳곳을 누볐다. 장애인역도 선수 출신인 이 회장은 선수와 지도자를 거쳐 행정까지 10여년 동안 한국 장애인체육을 경험한 산증인이다. 지난 2월 취임한 이 회장에게 가장 큰 과제는 개막이 317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패럴림픽이다.

낮은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저조했던 동계 패럴림픽 성적도 끌어올려야 한다. 이 회장은 “남은 1년간 1인 1경기 관람 캠페인 등 대대적인 패럴림픽 홍보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며 “장애인체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력적인 종목이 정말 많다.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많으니 국민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평창 패럴림픽이 1년도 남지 않았다. 그동안 조직위원회 차원에서 패럴림픽 홍보가 좀 부족했는데.

“최근 평창 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패럴림픽국이 생겼다. 우리 체육회에서 장애인스포츠 전문가인 임찬규 국장을 보냈다. 그 외 직원들도 여러 명 파견 나가 있다. 앞으로 조직위에서도 홍보 등 여러 방면에서 더 신경 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조직위와 함께 워크숍도 진행했다. ‘1인 1경기 관람 캠페인’ 등 국민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리우 패럴림픽을 보면 경기장이 멀어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다른 나라 경기인데도 끝까지 관전하는 문화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그런 문화가 필요하다.”

―파견 직원을 철수하는 등 직전 집행부에서는 조직위와 갈등도 있었는데.

“집행부끼리 원수지간은 아니다. 조직위원장이나 사무총장 등은 장애인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도와주려고 하는데 뜻대로 잘 안 된 것 같다. 조직위가 하나면 올림픽과 패럴림픽도 하나로 봐야 하는데 올림픽이 먼저 잘 되고 패럴림픽이라고 생각해 왔다. 올림픽 끝나고 한 달도 안 돼 패럴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을 치르려고 몇 년을 준비하고 있다. 패럴림픽도 그에 준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서 회의하면 그때만 알겠다는 식이었다. 그래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국장을 보내 눈으로 보도록 했다. 국장 회의할 때 휠체어 바퀴가 굴러다녀야 조직위 직원들도 패럴림픽이 있다는 사실을 더 확실하게 인지할 것으로 봤다.”


―테스트이벤트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장애인 주차구역에 장애인이 없어도 늘 비워놓듯 경기장 장애인 관람석도 항상 비어 있어야 한다. 세계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권 2층 장애인석에서 경기를 봤는데 옆에 비장애인들이 하나둘 서고 언론사 카메라 기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랬더니 잘 보이지 않았다. 이후 패럴림픽 국장이 문제를 제기했고 자원봉사자들이 원칙대로 비장애인들은 못 앉게 조치했다. 근무하는 분들이 항상 장애인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남은 1년 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평창과 강릉을 방문해 살펴보려고 한다.”

―국내에서 열려 성적도 중요한데.

“역대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거의 메달이 없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때 스키와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휠체어컬링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다. 평창에서는 메달 4개 획득해서 10위권 진입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2013년부터 장애인체육회 차원에서 동계 종목 전담팀을 구성했다. 역대 대회 때보다 이번이 메달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노르딕 스키에서 신의현, 이번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아이스하키 그리고 새로 지은 훈련원 컬링장에서 맹훈련 중인 휠체어컬링 등에서 메달 획득을 기대한다.”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어떤 것인가.

“공약을 100여가지 걸었는데 10여개 빼놓고는 기존에 하던 사업들이다. 있는 사업을 잘해야 한다. 어떤 마음 자세를 갖고 기존 시스템에서 하느냐에 따라서 성공하는 법이다. 그런데 우선 선수들이나 체육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부터 해결하고 싶다. 장애인 국가대표 훈련일수가 130일이다. 선수들은 연중으로 훈련하고 싶어하는 종목이 많다. 최소 210일 이상은 해야 한다. 비장애인 엘리트 선수들을 그렇게 하고 있다. 130일이면 지도자들은 1년 내내 모시고 있을 수 없다. 210일은 돼야 지도자들도 전업이 된다. 동계올림픽 대비해서는 노르딕스키 등의 종목에서 외국 지도자를 모셨다. 하계 종목에서도 외국 지도자를 데려오고 싶지만 예산 부족으로 그럴 여력은 아직 되지 않는다.

―장애인체육을 접한 지 30년이 흘렀다. 어떤 발전이 있었는지.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05년에 보건복지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돼 비장애인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됐다. 장애인스포츠 제도 등은 선진국 수준이다. 이천훈련원은 세계에서 손꼽는 수준이다. 2020년 패럴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이 와서 배우고 가고 있다. 또 과거에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나가서 메달을 따도 차등 대우를 받았다. 지난해 초부터 바뀌어서 이제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도 연금 지급 대상 국제대회에 포함됐다. 옛 세대들은 장애인을 그저 시혜 대상으로만 여긴 점이 사실이다. 선수촌, 연금 문제가 해결되고 시도 조직 등이 갖춰지면서 이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한다.”

―우리나라 장애인 중 중도 장애인 비율이 꽤 높다. 그들이 스포츠를 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7개 시도에 장애인체육회가 있고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각 지자체 예산을 확보해 여러 가지 체육 관련 사업을 해나가고, 중앙에서도 지원을 해준다. 서울시를 빼고 16개 시도에도 3년 전부터 장애인형 어울림 체육센터가 마련됐다. 체육관도 하나씩 지었다. 정부에서 50억원을 지원하면 나머지 50억원은 시도체육회가 지자체 예산을 확보해서 장애인용 스포츠센터를 짓는 방식이다.”

―장애인 생활체육 참가 증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복안은 있는지.

“생활체육인들이 10년 사이 4배가 늘었다. 지난해 조사결과 17%로 나타났다. 현재 40만명 정도인데 2020년까지 전체 장애인 중 20%인 약 50만명 참여를 목표로 삼았다. 또 260개 시군구에 작은 체육관 지어주기 운동을 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가까운 곳에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도록 시설이 있다. 우리 장애인은 하고 싶지만 체육관에서 할 수 있는 종목이 7∼8가지다. 공공체육 시설에 프로그램과 지도자 확보 등 예산이 마련되는 대로 시행하려고 한다.”

―장애인 체육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필요한가.

“예산 문제도 있지만 대국민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 하계 대회에 보치아라는 종목이 있다. 보치아는 중증 장애인들이 하는 보잘것없는 경기 같지만 들여다보면 굉장히 재밌다. 여러 전략과 작전, 전술이 복합돼 있다. 중증장애인이 하는 테크닉인데 보통 사람들이 붙어도 못 이긴다. 저도 이천훈련원장 시절 선수들이랑 종종 경기를 해봤는데 못 이겼다. 이렇듯 국민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장애인스포츠도 즐길 수 있는 종목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대담=최현태 체육부장, 정리=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1957년 5월 16일 서울 출생●1979∼2001년 장애인 역도 선수●1999년 방콕 장애인아시안게임 역도 동메달●2006∼2013년 대한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부장, 전문체육부장, 체육진흥부장, 시설운영부장, 교육훈련부장●2014∼2016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원장●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총감독●2016 리우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총감독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