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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구난방 ‘초등생 말싸움’… 이게 대선 TV토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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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5 00:02:00 수정 : 2017-04-24 23: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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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열린 대선 TV토론은 후보가 아닌 초등학생이 했을 법할 정도로 중구난방이고 한심했다. TV를 지켜보다 짜증을 넘어 화가 치민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 전문가들은 ‘F학점’이라고 혹평했다.

토론의 기본은 주제에 충실하면서 절차를 지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그제 토론의 주제는 안보·외교·정치였다. 하지만 주제와 상관없는 감정적인 충돌과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면서 안보 토론은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내가 갑철수냐 안철수냐”, “왜 나를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고 하느냐”라며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네거티브를 쟁점화하려는 것이었으나 “주제와 동떨어진 얘기”라는 문 후보의 면박을 들어야 했다. 그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과거 성범죄 모의 의혹을 문제 삼아 “토론 안 하겠다”며 얼굴도 쳐다보지 않았다. 안 후보의 코미디 같은 언행은 토론의 격을 떨어뜨리고 맥을 끊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문 후보를 추궁하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저지하는 데 주력했다. 유 후보가 문 후보를 “거짓말 후보”라고 몰아세우자 “답답하다”며 정리에 나서 문 후보를 엄호 사격했다. 검증해야 할 후보를 감싸려면 왜 토론에 나왔는지 묻고 싶다.

문 후보는 가족 관련 각종 의혹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함께 해결하자는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저는 해명 끝났으니 열심히 해명하시라”고 거절했다.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국민 기대에는 못 미치는 자세다. 자기 할 말만 하거나 발언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끼어드는 등 토론 방해나 절차 무시도 비일비재했다. 또 하위 후보들이 토론을 주도하면서 1, 2위 후보 입장을 들을 기회가 적었다. 후보끼리 불필요한 공방을 하느라 토론이 산으로 가는데 이를 통제 못하는 토론 방식도 문제였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부실 토론회였다.

그제 TV토론은 자질이 의심스러운 후보들의 민낯을 보여준 자리였다. 토론의 기본을 안 지키는 사람에게 대통령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앞으로 토론은 선관위 주최 2회를 포함해 3회가 남았다. 후보들은 토론에 임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토론 방식도 전면 재검토해 유력 후보만의 토론을 추가하는 등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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