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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아이스하키 12전13기… ‘최강’ 카자흐 넘다

입력 : 2017-04-24 21:06:00 수정 : 2017-04-24 2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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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A 2차전 5-2역전승… 역대 첫 승 쾌거 ‘두려움은 없다. 앞으로만 나간다.’

24일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2부리그) 경기장인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는 이같이 써진 현수막이 펄럭이며 태극전사들을 내려다봤다. 유럽 현지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 공장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자체 응원단을 발족해 현수막을 내건 것이다. 이는 평소 백지선(50) 대표팀 감독이 “상대가 누구든 우리의 플레이를 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똑 닮았다.

먼 유럽 땅에서 동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백지선호’가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2부리그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이날 세계랭킹 23위 한국은 2부리그 ‘최강자’ 카자흐스탄(16위)과의 2차전에서 5-2(1-1 0-1 4-0) 역전승을 거두며 상대 전적에서 사상 첫 승을 추가했다. 그간 한국은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패배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상대 12전 전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격수 브랜든 보첸스키(35)를 비롯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베테랑들을 총동원한 카자흐스탄 1군에게 보란 듯이 고춧가루를 뿌렸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2차전에서 카자흐스탄에 사상 첫 승을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키예프의 기적’ 수훈갑은 단연 카자흐스탄의 소나기 골 세례를 막아낸 골리 맷 달튼(31)이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점인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워 전방위에서 카자흐스탄을 압박했다. 체격과 개인기에서 앞선 카자흐스탄에 왕성한 활동량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그러나 한국은 NHL 선수를 무려 5명이나 보유한 카자흐스탄의 공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2피리어드 13분25초 나이젤 도즈(32)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1-2로 끌려갔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3피리어드에는 백지선호 특유의 체력 훈련이 마침내 빛을 발했다. 활동량을 유지하며 전방을 누비던 한국은 ‘골 넣는 수비수’ 알렉스 플란트(28)가 5분29초에 강력한 리스트 샷(손목을 이용해 스틱 날로 빠르게 퍽을 치는 샷)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7분 2초에는 신상훈(24)이 상대 골리 왼쪽 어깨를 넘는 리스트 샷으로 역전골을 터트렸고 플란트, 김기성(32)의 쐐기골까지 연이어 터지며 12전13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 ‘거미 손’으로 거듭난 달튼의 철벽 방어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한국은 유효 슈팅에서 21-32로 크게 뒤졌지만 달튼이 카자흐스탄의 소나기 슈팅 세례를 온몸으로 막아내 실점을 최소화했다. 특히 달튼은 3피리어드 무려 14개의 유효 슈팅을 퍼부으며 골문을 위협한 카자흐스탄에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번 대회에서 달튼은 1차전 폴란드전을 포함한 2경기에서 70개의 유효 슈팅 중 66개를 막아내 세이브율(94.29%) 1위에 올라 있다.

경기 뒤 백 감독은 “정말로 대단한 경기였다. 우리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25일 오후 11시 헝가리(19위)와 3차전을 치른다. 헝가리 역시 한국이 상대 전적 2승1무11패로 열세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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