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박근혜와 트럼프의 비선 실세… 원톱 vs 최소 20명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4-23 14:05:04 수정 : 2017-04-23 14:06: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하루 일정표를 보면 빈 공간이 가득하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빡빡한 공식 일정을 소화하면서 하루를 보냈던 것과 달리 하루의 상당 시간을 ‘개인 시간’으로 잡아 놓고 있다. 그렇다고 ‘일벌레’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간에 한가하게 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자유분방하게 국회의원, 장관, 옛 조력자, 친구, 언론인, 기업인 등을 백악관으로 불러 대화를 나누거나 이들과 전화 통화를 한다고 이 전문지가 소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로 ‘원톱’ 최순실씨를 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소 20명’의 막후 실세를 두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의 자유분방한 업무 스타일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회사 최고경영자(CEO) 시절의 업무 스타일을 백악관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1987년에 출간한 ‘협상의 기술’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느슨한 스케줄이 창의력의 원천이라고 소개했다. 그렇지만, 백악관의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일정으로 인해 애를 먹고 있다. 또한, 사적인 친구들이나 비선 인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잡게 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이 과연 바람직한지 그의 측근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라는 사람을 바꾸려들면 실수하게 되는 것이고, 그가 융통성 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대통령직을 보다 더 잘 수행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또 다른 트럼프 대통령 참모는 “대통령이 2시간을 ‘참모들과의 시간’이라고 블록을 만들어 놓으면 그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대통령의 불확실한 일정에 우려를 표시했다.

 
NYT 캡처
◆비선 실세들 쇄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 예고 없이 수시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인사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정부·여당의 관계자들이나 범여권 보수 인사들이 불과 몇 시간 안에 백악관으로 들어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락을 받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일부 인사들은 백악관의 공식적인 계통을 밟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 인사들은 트럼프의 개인 보디가드인 키스 쉴러의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비서 로나 그래프에 연락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수시로 옛 참모들을 찾고 있다. 코리 르완도스키 전 선거대책본부장과 오랜 측근 로저 스톤 등이 빈번하게 백악관을 들락거리고, 비공식 참모인 블랙스톤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슈워츠만은 2주일에 1번꼴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백악관 밖 최소 20명 이상의 조언자

루퍼트 머독. 게티이미지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외부 조언자 20명을 소개했다. 부인과 두 아들 등 가족,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친분을 유지해온 기업인, 언론인, 법조인이 우선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간 관계에서 개인의 성공,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중시하고, 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꼽혔다. 두 사람은 매주 전화 통화를 한다고 NYT가 전했다.

트럼프가 마음 놓고 불평 불만을 털어놓은 대상은 젊은 시절부터 친구였던 부동산개발업자 리처드 르프랙이다. 언론계 인사로는 폭스뉴스의 숀 해니티, 인터넷매체 뉴스맥스의 대표인 크리스 루디가 실세로 꼽혔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백악관을 찾는 변호사 셰리 딜런도 핵심 조언자이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억만장자 부동산 투자자 토머스 배럭, 맨해튼 부동산재벌인 스티브 로스, 억만장자 칼 아이칸, 출판사 마블 코믹스의 아이크 펄무터 회장, 미국 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도 백악관과 마라라고 리조트를 무상 출입하는 막후 실세로 지목됐다.

토머스 배럭. 연합
◆하루 1시간은 의원들과 대화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체류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동안 매일같이 ‘의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별도로 잡아 놓고 있다. 트럼프는 의원들과 입법 문제를 논의하는데 하루에 한 시간가량을 쓰고 있다. 트럼프는 의원들과의 대화 시간에 의원들에게­ 쪽지 편지를 쓰거나 전화를 걸기도 하고, 필요하면 몇 명의 의원을 백악관으로 불러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일정이 빈 시간에는 폭스뉴스 등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이때 특정 의원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국정 현안에 관해 발언을 하면 트럼프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가 해당 의원의 인터뷰가 끝나면 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백악관으로 들어보라고 연락을 하는 수가 종종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계 인사, 야당인 민주당 의원, 노조 지도자, 세계 지도자 등을 가리지 않고 백악관이나 자신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로 불러들여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접근하기가 가장 쉬운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