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동양화의 거인' 홍석창 개인전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4-23 03:00:00 수정 : 2017-04-22 21:51: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동양화의 거인’ 홍석창 - 파격의 미학
‘수묵의 향기,그리고 별꽃의 노래’전
4월 28일부터 7월 5일까지
영월군예술창작스튜디오
그림은 그림의 영역을 벗어나 글씨에 가까워지고, 글씨는 글씨의 영역을 벗어나 그림이 되어가고 있다. 이 환원의식은 하나의 거대한 드라마를 펼쳐놓는다. 파격과 일탈의 미학이 만드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마주하는 느낌이다. 이 같은 기운은 화면 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작품을 마주한 사람들에게도 파도처럼 덮쳐온다. 난만히 피어오르는 생명의 놀라운 기운이 화면을 벗어나 실내 가득 차고 넘치는 느낌이다.

‘동양화의 거인’ 홍석창 화백의 스물일곱 번째 전시회가 ‘수묵의 향기, 그리고 별꽃의 노래’라는 문패를 내걸고 28일부터 7월 5일까지 강원도 영월군 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다. 꾸준히 변화와 진보를 거듭해온 그의 작품 15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창작은 체질적으로 선이 굵고 우직해 보일 정도로 대범해 보이며 상당히 긴 호흡의 리듬과 상상을 뛰어넘는 웅대한 스케일을 지니고 있다”는 이재언의 평처럼, 작가의 성품은 그대로 작품이 되었다. 작가는 언제나 과묵하고 조용한 옛 선비의 기풍을 지녔다. 체질적으로 섬세한 감성이나 재능보다는 우직하게 보이는 대범함, 그러면서도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순후한 의식의 결정이 이끄는 울림이 웅대한 스케일로 나타난다.

홍석창의 운필은 때로 노도와 같은 힘으로 표상되는가 하면 먹은 철철 넘치는 감동으로 잦아든다. 그의 문인화는 대단히 절제된 양식 속에 고결한 심회를 담으려고 한다. 그러한 경지는 한갓 손재주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릿길을 걸어간 연후에야 찾아오는 것이다.

흐드러진 원색들은 거침이 없고, 일상의 소소함까지 스스럼없이 화면에 옮겨온 듯 분방한 조형은 기성의 가치로 규정되기 어렵다. 작가는 스스로 한국화라는 틀을 깨고 문인화라는 고정된 의식을 타파함으로써 스스로 비상할 수 있는 시공을 열었다.

질서와 맥락에 갇히지 않은, 표현의 열린 의식은 마침내 동양화니 문인화니 하는 세계를 벗어나 스스로 자유의 경지를 획득해가고 있다. 더욱 환상적인 세계로 걸어 나간다. 근작 가운데 빈번히 보이는 ‘행복’이나 ‘별꽃’이란 주제에서 드러나는 환상의 여울은 무르익어가는 어느 생의 단면 또는 열락의 경지를 표상한다.

평론가 오광수는 말한다.
“온갖 생명체가, 온갖 일상의 사물들이 어떤 맥락도 갖지 않은 채 아우성치듯 화면 위로 떠오르는 광경은 일종의 범신의 장이 아니곤 설명할 길이 없다. 그것들이 어우러져 내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는 생명의 노래, 삶의 환희가 아닐 수 없다. 마침내 자유를 획득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열린 경지가 아닐 수 없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