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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트럼프는 文·安보다 '아웃사이더' 洪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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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1 13:40:36 수정 : 2017-05-02 13: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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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한국의 대선 후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순이라고 미국 언론이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 동원 카드를 흔들며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 전략을 동원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또는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면 한·미 간에 대북 정책을 놓고 마찰음이 빚어질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미국은 한국의 대선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트럼프의 대북 강공 전략으로 안보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무역인과의 만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홍준표 후보의 부상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홍준표 후보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WSJ는 2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위협이 한국에서 아웃사이더의 대선 희망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대선전을 조망했다. WSJ는 “집권당의 홍 후보는 반올림할 때 생기는 ‘오차’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이제 북한과의 긴장 고조로 인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자유한국당의 홍 후보를 트럼프와 같은 ‘아웃사이더’로 평가했다. 이는 지금까지 대선전이 야당 후보 간 맞대결 양상으로 진행돼온 것을 염두에 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WSJ는 “홍 후보가 (대북) 강경 노선과 북한에 공세적인 접근책을 택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대를 통해 한국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인 후보로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전략 핵무기의 한반도 재반입을 주장하고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반미친북 후보’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문 후보 측은 홍 전 경남지사를 ‘극우 후보’로 부르고 있다고 이 신문이 소개했다.

WSJ는 “홍 후보가 여전히 당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그렇지만 그가 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불과 6주 전에 1%도 안 되는 지지율을 7%까지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더욱이 홍 후보는 5월 9일 선거에서 문 후보가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스포일러’(훼방꾼)로 떠올랐다고 WSJ이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유세를 마친 뒤 차량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트럼프 조합에 대한 불안감

WSJ는 “선두 주자인 문 후보가 북한과의 화해를 모색하고, 미국에 보다 독립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선거전의 모멘텀이 잦아들고,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WSJ는 “홍 후보의 득점과 북한에 보다 강경한 자세를 취한 안철수 후보의 부상은 국내 이슈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던 선거전에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 갑자기 부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고, 자신의 저서에서 미국에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고 WSJ이 전했다. WSJ는 스콧 시맨 유라시아 그룹 한국 분석가가 문 후보의 당선 확률이 3월에는 70%였으나 이제 55%로 내려간 것으로 분석했다고 소개했다. 홍 후보는 WSJ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와 호흡이 잘 맞을 것이지만 문 후보가 되면 트럼프 정부와 충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WSJ는 그러나 “문 후보와 안 후보도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하게 조율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미국의 와튼 스쿨 동문이라는 유대감을 내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도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차기 한국 정부와 트럼프 정부 충돌 가능성

한국 대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 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게 미국 측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 등 동맹국의 협력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 차기 정부의 깊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김정은의 목줄을 바짝 죄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 대선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문 후보는 좌파 성향의 정당 출신이고, 안 후보는 그에 비해 약간 중도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WP는 “문 후보의 정책이 안 후보에 비해 트럼프의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더 크지만 문· 안 후보 모두 트럼프 정부와 핵심 이슈에 있어서 서로 근접해 있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잠복해 있는 사드, 개성공단 갈등

문 후보는 집권 후 사드 배치 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사드 배치에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안 후보도 중국이 나서서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WP는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shoulder to shoulder)하겠다는 메시지는 종언을 고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주장하는 개성 공단의 확장 건설 방안도 트럼프 정부와 정면 충돌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WP가 강조했다. 개성 공단 사업이 재개되면 북한에 다시 돈을 흘러들어가 대북 제재 조치가 무력화될 것이라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도 한국의 정치 혼란 사태가 대북 전략을 추진하는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한국 대선 후보들의 우클릭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0일 한국의 주요 대선 후보들이 한결같이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견해 차이 문제를 평가절하했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도 2차 텔레비전 토론회를 통해 미국의 대북 강경책을 지지하고, 미국과 군사 동맹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VOA가 전했다.

한국의 주요 대선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중국의 역할론에 동의했다고 VOA가 소개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한국의 대선 주자들이 북한에 제재 압박을 가하는 목적을 놓고 트럼프 정부와 입장을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이 조건 없이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해 한국의 대선 주자들은 대북 제재가 북한이 다자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대선 주자들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면 핵 양보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투자와 경제 개발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VOA가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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