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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계 거목… 초기작 등 12편 상영
한국 시나리오 작가계의 거목 송길한 선생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특별전 ‘작가 송길한, 영화의 영혼을 쓰다’가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스페셜 포커스’ 섹션에 마련된다.

‘스페셜 포커스’는 JIFF가 해마다 세계의 거장 감독이나 영화 마스터들을 소개하고 관객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송길한 작가는 현대 한국영화사를 거론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특히 1980년대 이후 임권택 감독과 함께 작업한 ‘짝코’ ‘만다라’ ‘길소뜸’ ‘티켓’ 등의 작품은 분단의 역사, 개인의 구원, 사회적 타락 등의 소재를 폭넓게 관통하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깊이감을 자랑한다. 이밖에도 ‘우상의 눈물’ ‘안개마을’ ‘나비 품에서 울었다’ 등의 작품들을 통해 이미 인간과 사회를 거시적·미시적 관점으로 동시에 포착하는 날카로운 작가적 안목을 보여주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뛰어난 성취를 남긴 시나리오 작가의 궤적을 고루 살피기 위해 1970년대 작품인 설태호 감독의 ‘둘도 없는 너’, 조관수 감독의 ‘마지막 날의 언약’부터 임권택 감독과 함께한 ‘길소뜸’ 등 중기작과 이장호 감독의 ‘명자 아끼꼬 쏘냐’(1992년)에 이르는 후기작까지 총 12편을 상영한다.

반드시 챙겨 볼 만한 작품은 1984년 제작을 시작했으나 불교계의 반발로 중단되었던 ‘비구니’(감독 임권택·사진)다. ‘스페셜 포커스’ 섹션에서는 이를 부분 복원해 특별 상영한다. 출가한 여인의 번뇌, 구원을 향한 일생의 여정을 담은 이 작품은 관계자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되었는데, 이번에 함께 상영된다. 앞서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을 시도한 바 있으나 다양한 이유로 불발되었다가 올해 JIFF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한다.

전시도 열린다. 40여 년간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 온 송길한의 생애와 이력,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연구소와 공동주최로 영화 표현의 해방을 몸소 실천한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마스터 클래스와 시네마 클래스도 진행한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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