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영화들과는 달리 실험정신과 도전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묵묵히 소개해온 JIFF답게 이번에도 뚝심을 발휘해 당대의 정치, 사회적 이슈들을 쟁점화한 영화들을 모은 ‘프런트라인’ 섹션을 신설하는가 하면, 해외 거장들을 활발히 조명하면서 한국 독립영화 발굴과 지원 또한 강화했다. 야외 상영장에는 돔을 설치해 날씨와 상관없이 행사를 진행한다.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JIFF의 정신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헝가리 출신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영화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개막을 알린다. 팔이 불편한 남자와 정신이 미숙한 여자가 몸과 영혼의 불균형 속에서도 서로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이다.
폐막작은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로 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형성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바이벌 패밀리’다. 도시가 정전되자 가족을 이끌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한 가정의 아버지 이야기다. 재난영화의 공식을 유지하면서도 도시문명의 허술함을 경쾌하게 풍자한다.
‘미스 프레지던트’ |
‘돌아온다’ |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
‘목·심장·위’ |
‘전주시네마프로젝트’섹션 3편은 이례적으로 모두 국내 독립영화다. 독립·대안 영화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실정임을 감안해 JIFF가 이들의 플랫폼을 자처한 것이다.
‘파리의 밤이 열리면’ |
‘패트와 매트’ |
28일부터 5월 5일까지 매일 오후 7시에 관객을 맞는 ‘전주 돔’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야외상영장의 단점을 보완해 ‘전주라운지’ 안에 지은 대형 TFS 텐트를 말한다. 3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전주 돔’에서는 개·폐막작이 상영되고 각종 공연과 관객 파티가 열린다.
첫날 상영작은 프랑스 유명 배우이자 감독인 에두아르 바에르가 각본·연출·주연을 맡은 ‘파리의 밤이 열리면’. 올해 1월 프랑스에서 개봉한 신작이다. 29일에는 김성수 감독의 복귀작 ‘아수라’가 바통을 잇는다. 황정민과 정우성이 주연한 ‘아수라’는 최근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반역적인 문제작’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개봉 당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점을 고려해 전주 돔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30일에는 두 편이 걸린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로 유명한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셸 오슬로 감독의 ‘이반 차레비치와 공주’(오후 4시)는 그의 장인정신이 빛나는 수작이다. 캐나다의 민속화가 모디 루이스의 전기를 다룬 ‘내 사랑’(오후 7시)은 배우 에단 호크가 대본을 보기도 전에 출연을 결심한 감동 스토리로 알려져 있다. 5월 1일에는 유고슬라비아 출신 록밴드 ‘라이바흐’의 평양 공연을 담은 ‘리베라시옹 데이’, 2일엔 이병헌·강동원·김우빈이 주연한 조의석 감독의 ‘마스터’, 3일엔 실제 커플로 유명한 도미니크 아벨과 피오나 고든의 ‘로스트 인 파리’가 상영된다. 4일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어린이섹션(제너레이션) 수정곰상을 수상한 ‘리틀 하버’의 날이다. 이베타 그로포바 감독과 주연 여배우 바네사 스자무헬로바가 상영 전 무대인사에 참석한다. 5일 어린이날에는 가족 관객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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