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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림 큰 마음’전 올해로 굿바이

입력 : 2017-04-19 03:00:00 수정 : 2017-04-18 23: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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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가 올라 더 이상 기획전 불가
화랑가의 화제를 모았던 ‘작은 그림 큰 마음’전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지게 됐다. ‘작은 그림 큰 마음’전은 노화랑이 화랑의 문턱을 낮추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기획전이다. 미술 컬렉터의 층을 넓혀 미술시장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1999년 시작한 소품전이다

1999년과 2000년에 '9인의 미니아트마켓'이라는 열렸고,2001년부터 2005년까지 쉬었다가 2006년부터는 지금의 '작은그림·큰마음'전으로 이름을 바꿔 매년 열렸다. 한국 화단의 인기 작가나 거장들은 모두 이 전시를 거쳐갔다. 고인이 된 송수남·이두식·윤형근을 비롯해 서세옥·민경갑·송영방·이우환 같은 원로부터 이강욱·이호련·박형진까지 젊은 세대도 가세했다. 박서보 하종현 김태호 등 단색화 작가들도 대거 참여했다. 황주리 이수동 이왈종 주태석 지석철 등 참여 작가는 100여 명에 이른다.

2000년대 초에는 유명 작가의 소품을 100만원 균일가로 판매하다가 작가들의 작품값이 오르면서 가격을 200만원으로 조정했다. 이름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매년 '솔드아웃(soldout·완판)'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다른 화랑에서도 벤치마킹하며 작은 그림전 열풍을 이끌었다.

20일까지 열리는 ‘작은 그림 큰 마음’전은 이미 완판된 상태다. 추가 주문도 있지만 수급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인기 기획전에 종지부를 찍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지금까지 전시를 계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화랑과 작가의 의리가 크게 작용했다"며 "작가들의 작품값이 올라가면서 아무리 소품이라도 점당 200만원에 그려 달라는 강요를 할 수는 없었다"고 속사정을 털어 놓았다.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도 김태호 작가 등의 작품은 400만원으로 책정할 수 밖에 없었다. '

작은 그림전의 시작은 노 대표가 IMF 즈음인 1997년 소품전을 열면서 부터다., 당시 수익금 4700만원을 모두 홍익대에 기부했다. IMF로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미대생들을 위해 통 큰 기부를 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작가들이 적극 호응하면서 ‘작은 그림 큰 마음’전으로 이어지게 됐다. 당시 불황의 그늘에서 예외일 수 없는 화랑가엔 활력의 숨통이 돼 주었다. 그림이 사치품으로, 소수의 관심사였던 시절에 ,비록 작은 작품이지만 하나쯤 소장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갖게 하려는 시도에서 시작한 행사 취지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그림을 사기위해 화랑에 줄서는 풍경을 볼 수 없게 됐다.

편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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