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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 다시 찾은 ‘가족’

입력 : 2017-04-18 20:56:41 수정 : 2017-04-18 2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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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초연… 가족 안의 개인 재조명
고(故) 이용찬(1927∼2003) 작가의 ‘가족’이 59년 만에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국립극단이 21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가족’은 1958년 지금의 명동예술극장인 시공관(市公館)에서 초연됐던 작품이다. 이후 2004년 5월 대구에서 공연됐다. 이번 공연이 세 번째 무대다.

‘가족’은 한 가족이 맞닥뜨린 의문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시대 흐름 속에서 피할 수 없었던 가족의 몰락을 그리며 가족 안의 개인을 재조명한다.

해방 전 사업으로 막대한 재력을 자랑하던 기철은 종달과 종수, 애리 삼남매를 누구보다 훌륭하게 키우고자 한다. 특히 장남인 종달에게는 모든 선택에 제동을 걸면서 가업을 물려받을 것을 강요한다. 해방 후 기철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가세는 급격히 기울고 고리대금업자 임봉우에게 빚 독촉을 받던 중 임봉우가 술집 계단에서 굴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용찬은 ‘가족’으로 제1회 국립극장 장막희곡에 당선돼 극작가로 데뷔했다. 이후에는 방송극 창작에 주력해 ‘한중록’ 등 TV 드라마를 쓴 우리나라 1세대 방송작가이기도 하다.

‘가족’은 민족이나 이념의 문제를 주로 다뤘던 당시 다른 극작가의 작품과는 달리 격변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가족과 개인 안에서 벌어지는 가치관의 혼란에 집중하며 개인의 문제에 천착해 현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출을 맡은 구태환은 “‘가족’은 60년 전의 희곡으로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연극성을 띠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들 ‘종달’역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리처드 3세’ 등에 출연한 이기돈이, 아버지 ‘기철’역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실수연발’ 김정호가 맡았다. 이밖에 박완규, 김희창, 우정원, 조판수, 정새별, 홍아론 등이 출연한다.

국립극단이 근현대극을 통해 동시대 한국의 정체성을 찾고자 기획한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일곱번째 작품이다. 공연은 5월14일까지 계속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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