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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골프 마미 후회? 절대 안하죠. 민지가 이렇게 우승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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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7 06:00:00 수정 : 2017-04-16 23: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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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용인 88 컨트리클럽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 우승한 ‘슈퍼루키’ 박민지(19·NH투자증권)는 스포츠 가족이다. 박민지의 어머니는 1984년 LA올림픽 여자 핸드볼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김옥화(59)씨다. 핸드볼 선수에서 ‘골프 마미’가 된 김씨는 딸의 첫 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민지는 대회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시현(33·골든블루)을 물리치고 데뷔 두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경기 후 기자와 만난 김씨는 “이렇게 우승해낼 줄 몰랐다. 사실 신인이라서 3등 안에만 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딸은 다른 선수들보다 체격도 왜소하고 그런데 이렇게 당당하게 우승해 뿌듯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우승한 신인 박민지(왼쪽)와 그의 어머니이자 1984년 LA올림픽 핸드볼 은메달리스트 김옥화씨. 김씨는 당시 따낸 은메달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옥화씨 제공
박민지는 우승 소감을 밝히며 어머니에게 미안해했다. 박민지는 골프를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다. 이후 박민지를 뒷바라지하느라 김씨의 사생활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실 핸드볼협회 상임이사를 하면서 국제심판 및 감독관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뻔했다”며 “그런데 그때는 민지가 한창 골프에 전념할 중학생 때여서 내가 포기했다. 협회에서도 왜 포기하냐고까지 했지만 딸을 위해 그렇게 했다. 이렇게 우승하는 걸 보니 그때 한 포기를 전혀 후회 안 한다”고 털어놨다.

박민지는 어릴 적부터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김씨는 핸드볼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딸에게도 처음에는 핸드볼을 권유했다. 하지만 박민지가 핸드볼 훈련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왔다고 한다. 김씨는 “초등학생 때 정신여중 핸드볼부에 한 번 데려갔다. 후배한테 부탁해서 한 번 테스트를 치렀는데 달리기를 40바퀴 정도 뛰게 하니까 민지가 못하겠다고 하고 나왔다”고 떠올렸다.

이후 당시 미디어에서 박세리 등 골프 선수들이 한창 나왔고 아버지 박재기(58)씨가 딸에게 골프를 권했다. 박민지는 “초등학교 5학년 때(2009년)8월 19일. 그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며 “살던 동네였던 이태원의 한 연습장에서 했다”고 기억했다.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우승한 신인 박민지와 그의 어머니 김옥화씨가 16일 경기도 용인 88CC에서 열린 대회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천리는 우승한 박민지와 그의 부모를 위해 효도 여행권을 선물로 지급했다. KLPGA 제공
같은 종목은 아니지만 박민지는 대를 이어 스포츠 가족 성공시대 스타트를 끊었다. 강한 정신력 등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유전자다. 김씨는 “선수 생활을 20여년 해서 그런지 올림픽 나갔을 때의 떨림 그리고 과거 열악했던 훈련 환경 등에 대해서 얘기해준다”며 “다른 애들이었으면 옛날 얘기라고 무시했을 텐데 민지는 다 새겨들어 기특했다”고 밝혔다.

박민지는 올 시즌 1승과 신인왕 수상이 목표였다. 벌써 하나는 이뤘다. 다음 목표인 신인왕 수상도 포인트 322점으로 성큼 다가섰다. 고려대 새내기인 박민지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 틈틈이 과제도 해낸다. 박민지는 “골프 선수 하면 ‘박민지’하고 떠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용인=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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