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도시에선 큰맘 먹지 않고서는 맨손으로 만져보고 맨발로 밟아볼 수 없다. 봄이라 도심 군데군데 피어난 꽃들이 서로들 자랑질이지만 도시는 도시인지라 온통 주변은 회색의 시멘트다. 어린이집 한편에 마련된 어렵고 귀중한 자리다. 흙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자리다. 물기 머금은 엄마 같은 흙을 만져본 아이들은 작지만 소중한 기억을 간직할 것이다. 흙 묻은 아이들의 발이 봄날에 더욱 하얗게 반짝인다.
허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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