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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보는세상] 보들보들 촉촉… 흙은 엄마의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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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4 20:28:50 수정 : 2017-04-14 20: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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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피크닉 매트 위에 흙들이 널브러져 있다. 도심에선 쉽사리 만나기 힘든 흙이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 풍경이다. 꼬마들이 흙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옮겨보고 밟아본다. 깔깔거리는 소리가 따스한 봄날의 나른함을 깨운다. 고사리손으로 화분에 흙을 채운다. 매트 위엔 작은 크기의 삽도 있고 동물 모양의 그릇도 있다.

흙, 도시에선 큰맘 먹지 않고서는 맨손으로 만져보고 맨발로 밟아볼 수 없다. 봄이라 도심 군데군데 피어난 꽃들이 서로들 자랑질이지만 도시는 도시인지라 온통 주변은 회색의 시멘트다. 어린이집 한편에 마련된 어렵고 귀중한 자리다. 흙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자리다. 물기 머금은 엄마 같은 흙을 만져본 아이들은 작지만 소중한 기억을 간직할 것이다. 흙 묻은 아이들의 발이 봄날에 더욱 하얗게 반짝인다.

허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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