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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작품은 언제나 다음 작품’ 각오… 한 순간도 잊지 않겠습니다”

입력 : 2017-04-11 21:04:45 수정 : 2017-04-11 21: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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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안성기 데뷔 60주년 특별전 “벌써 60년이라니 ···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렇게 작업해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의 최고 작품은 언제나 다음 작품’이라는 마음가짐을 한순간도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만나 뵙겠습니다.”

‘국민배우’ 안성기의 데뷔 60주년을 맞아 그의 영화인생을 되짚어 보는 ‘한국영화의 페르소나, 안성기전’이 13~28일 한국영상자료원 상암 본원에서 열린다.

안성기는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아역 데뷔한 이래 60년이 지난 현재까지 약 130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로테스크한 미학으로 갈채를 받았던 ‘하녀’(김기영·1960)를 비롯해 다수의 영화에서 빼어난 연기를 보여 당시 아역으로서는 드물게 이름을 알렸다.

10대 중반까지 꾸준히 영화에 얼굴을 내밀던 그는 10여 년의 연기 공백을 가진 뒤 1980년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을 통해 성인 연기자로 변신했다. ‘고래사냥’(배창호·1984) ‘칠수와 만수’(박광수·1988) ‘투캅스’(강우석·1993) 등 유수의 작품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한국영화의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까지 ‘사냥’(이우철·2015) ‘필름시대사랑’(장률·2015) 등 여전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영화와 함께한 그의 60년 시간 속에는 한국영화의 다양한 얼굴들이 녹아 있다. 성인 연기자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1980년대, ‘코리안 뉴웨이브 시네마’의 신호탄이 된 ‘바람 불어 좋은 날’에서 그가 분한 중국집 배달부 덕배와 ‘칠수와 만수’의 위험천만 옥상 페인트공 만수는 그에게 대한민국 소시민의 페르소나를 덧입혔다. 그는 출연작 속에서 우리네 일상을 덤덤한 듯 연기하지만, 그의 연기에는 시대의 고민과 비애, 웃음과 해학이 넘쳐난다.

영상자료원이 마련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한국영화사와 함께한 그의 주요작 27편을 상영한다.
깊고 푸른 밤.

‘모정’(양주남·1958) ‘하녀’ 등 아역 시절 참여한 작품들과 ‘만다라’(임권택·1981) ‘깊고 푸른 밤’(배창호·1985) ‘겨울나그네’(곽지균·1986) ‘기쁜 우리 젊은 날’(배창호·1987) ‘성공시대’(장선우·1988) ‘개그맨’(이명세·1988) ‘남부군’(정지영·1990) ‘그대안의 블루’(이현승·1992) ‘투캅스’ ‘박봉곤 가출사건’(김태균·1996)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1999) ‘무사’(김성수·2000) ‘라디오스타’(이준익·2006) ‘페어러브’(신연식·2009) ‘부러진 화살’(정지영·2011) 등을 통해 그가 소화했던 다채로운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배우 권율, 한예리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에는 그와 다수의 작품을 함께한 배창호 감독이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고, 4K 화질로 디지털 복원된 ‘하얀전쟁’(정지영·1992)이 첫선을 보인다. 화면 흔들림을 보완하고 색보정 작업을 거쳐 관람에 적합한 형태로 복원됐다.

배우와 감독이 함께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15일 ‘라디오스타’ 상영 후에는 안성기 박중훈 이준익 감독이,  22일에는 ‘개그맨’ 상영 후 안성기 이명세 감독이 자리할 예정이다.

모든 상영작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상영 일정과 부대행사는 영상자료원 홈페이지( www.koreafilm.or.kr/cinematheque/screenings)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얀전쟁=한 시사지에 베트남전 소설을 연재하는 한기주(안성기)는 무력감과 전쟁 후유증을 앓으며 살아간다. 어느 날 전우였던 변진수(이경영)의 전화를 받고 만남을 서두르지만, 진수는 기주의 주변만 맴돌 뿐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혼란스러워진 기수는 또다시 베트남전의 악몽에 시달린다.

■바람불어 좋은 날=서울의 고도성장이 낳은 사회적 모순과 젊은이들의 소외감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안성기는 성인배우로 첫 출연해 대종상 신인상을 받았다.

■만다라=출가한 지 6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속세에 대한 번민으로 방황하는 법운(안성기)은 승적도 없이 떠도는 승려 지산(전무송)을 따라 구도의 길을 나선다. 법운을 연기한 안성기의 표정이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

■고래사냥= 짝사랑하던 여인에게 차인 후 좌절감에 가출한 병태(김수철)는 우연히 거렁뱅이 민우(안성기)를 만나고, 자유로워 보이는 그와 함께 이곳저곳 도시를 유랑한다. 한 윤락가에서 만난 여인 춘자(이미숙)의 고향과 잃어버린 말을 찾아주기 위해 그녀를 데리고 귀향길에 오른다. 개봉 당시 서울 관객 40만 명을 넘긴 흥행작. 민호 역 안성기의 소탈하고 자유로운 연기는 답답한 현실에 청량한 해방감을 전달한다.

■투캅스= 불법을 적당히 눈감아주며 능청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는 조 형사(안성기)는 경찰학교 수석 졸업의 신참 강 형사(박중훈)를 새 파트너로 맞는다. 모든 일을 정석대로 처리하는 강 형사는 원리원칙을 내세워 조 형사가 하는 일마다 반대하고, 조 형사는 강 형사를 자기편으로 만들 궁리를 한다. 한국형 버디무비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안성기와 박중훈의 연기 조합이 놀라울 만큼 뛰어나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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