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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개암사 괘불탱'서 고대 인도 문자 118개 찾았다

입력 : 2017-04-06 14:28:10 수정 : 2017-04-06 14: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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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문화재연구원, 괘불탱 8점 정밀조사 보고서 발간
부안 개암사 영산회 괘불탱. [성보문화재연구원 제공]
보물 제1269호로 지정된 전북 부안의 18세기 불화 '개암사 영산회 괘불탱'에서 고대 인도 문자인 범자(梵字) 118개가 확인됐다.

성보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개암사 괘불탱을 정밀 조사해 30여 개만 존재한다고 알려졌던 범자를 추가로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원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5년부터 야외에서 법회를 할 때 사용하는 높이 5m 이상의 불화인 괘불탱을 조사하고 있다.

범자는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를 적는 데 사용한 문자로, 불화에 범자를 쓰는 것은 불상에 발원문과 사리, 경전 등을 봉안하는 불복장과 같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부안 개암사 영산회 괘불탱에서 확인된 범자(梵字). [성보문화재연구원 제공]

개암사 괘불탱의 범자는 부처와 보살의 미간, 눈동자, 입술, 목, 가슴, 어깨, 무릎, 발 등에 기록됐다.

길이 14m, 폭 9m의 이 불화는 조선시대 후기를 대표하는 승려화가인 의겸이 1749년 참여해 그렸다. 화면을 꽉 채운 구도와 경직된 형태, 강렬한 색채 등 18세기 중엽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보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에는 괘불 119점이 있는데 범자가 발견되는 사례는 5∼10점에 불과하다"며 "의겸이 완성한 불화에서는 범자가 자주 확인되는데, 118개는 많은 숫자"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지난해 전남 화순에 있는 '만연사 괘불탱'(보물 제1345호)을 조사해 중앙의 석가모니불에서 채색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인 '초청'(初靑), '공'(空) 자 등을 발견했다.

아울러 '군위 법주사 괘불탱'과 이 괘불탱을 담는 괘불궤의 조성 연도가 1714년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성보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이들 괘불탱 외에도 '수덕사 노사나불 괘불탱'(보물 제1263호), '내소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268호), '수도사 노사나불 괘불탱'(보물 제1271호), '도림사 괘불탱'(보물 제1341호)과 '예산 대련사 괘불탱' 등 총 8점을 조사했다.
만연사 괘불탱. [성보문화재연구원 제공]

이를 바탕으로 연구원은 괘불탱의 현황과 보관장소, 채색 정보, 문양, 관련 유물 등의 정보를 정리한 보고서 8권을 펴냈다.

올해는 현존하는 괘불탱 중 조성 시기가 가장 이른 '죽림사 세존 괘불탱'(보물 제1279호), '화엄사 영산회 괘불탱'(국보 제301호), '용봉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262호), '미황사 괘불탱'(보물 제1342호) 등 7건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다.

성보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괘불탱은 유물 가치를 판단해 사후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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