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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법률지원 “막막한 타국살이 큰 도움”

입력 : 2017-04-06 00:07:28 수정 : 2017-04-06 0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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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서남권 글로벌센터 지난달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서 중국 동포 A씨가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식을 접한 A씨의 유가족들은 중국에서 급히 입국했지만, 한국어가 서툰 데다가 국내 법과 제도를 잘 몰라 사고수습이 막막한 상황이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변호사나 노무사에게 문의를 할 수도 없었다. 유가족들은 수소문 끝에 무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 서남권글로벌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이곳에서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산업재해를 인정받고 장례까지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유가족들은 “한국 법을 잘 모르고 물어볼 곳이 없어 당황했는데 센터의 도움으로 잘 해결할 수 있었다”며 “가족을 잃은 슬픔은 크지만 많은 위안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법률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법을 몰라 곤란한 저치에 놓인 이들에게 상담은 물론 소송 등 법률 절차까지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영등포구 서남권글로벌센터에서 취약계층 외국인주민을 위한 ‘무료 소송구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상근 변호사 3명이 저소득층이나 재해근로자, 유족 등 취약계층 외국인 주민들에게 법률 상담과 소송을 무료 지원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찾아가는 법률홈닥터’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조을원 변호사(오른쪽)가 주민센터에서 한 시민과 법률 상담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서문수 서울시 외국인다문화담당관은 “취약계층 외국인 주민은 언어 문제도 있고 법과 제도의 정보가 모자라다”며 “사건·사고 발생시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아 무료 소송구조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 파키스탄에서 온 B씨도 센터의 도움을 받아 난민불인정과 관련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최근 법무부로부터 난민불인정을 통보받아 강제 출국될 위기에 놓였다. 센터는 B씨의 난민불인정 행정소송을 지원하는 한편 중증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그의 딸(6)이 인공달팽이관 수술과 재활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B씨는 “소송 도움도 감사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딸의 미래를 찾아줘 매우 행복하다”며 “덕분에 삶의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센터는 외국인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요일에는 모국어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오전 9시30분∼오후6시30분 태국어, 몽골어 등 9개 언어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매달 200∼300건의 상담이 이뤄진다. 각 자치구도 법무부와 함께 ‘찾아가는 법률홈닥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변호사가 주민센터와 복지시설을 방문, 법률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만나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2011∼2015년 자치구에서 이뤄진 법률 상담은 3만3000건에 달한다. 5년째 사업에 참여 중인 서대문구에서는 지난해 919건의 법률 상담이 이뤄졌다.

서대문구에서 법률 상담을 지원하는 조을원 변호사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분들은 변호사를 찾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민센터에서 만나면 좀더 가깝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변호사가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가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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