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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조기 다언어 교육…말더듬증 유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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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02 15:01:17 수정 : 2017-04-02 1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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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 영어 태권도 등 조금이라도 어릴 때 아이에게 다언어를 가르치려는 부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무리한 다언어 조기 교육은 뇌기능을 손상시켜 말더듬증을 생기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에게 영어, 중국어 등 모국어 외에 다른 언어를 가르치려면 언제가 적절할까.

전문가들은 5세 이하 아이에게 여러 언어를 한꺼번에 교육시킬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언어 장애 뿐 아니라 정서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영유아의 사교육 노출, 이대로 괜찮은가?’(2016년, 김은영)에서 5세 이하 영유아의 과다한 사교육은 아이의 사회 정서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교육 수가 증가할수록 비행, 공격성 등 외현적 문제행동과 위축, 우울, 불안등의 내재적 문제 행동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새로운 인지 능력 습득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3~5세에 영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를 한꺼번에 교육시키는 것은 오히려 뇌를 혼란시켜 언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아직 발달 중에 있는 아이의 뇌세포에 스트레스를 줘 학습과 인지 기능을 손상시킬 뿐 아니라 말하기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거나 말이 막히는 등 말더듬증을 생기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직 한국어의 음운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의 아이가 성대가 떨리면서 사는 유성음이 많고 조음위치와 방식이 다른 영어를 배울 경우 한국식 발음을 해야할 때 영어식 발음을 한다거나 반대로 발음하는 등 실수를 반복하면서 말을 더듬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의 지적이나 훈계로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말더듬는 증상이 심해지고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장애 문제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이가 말 하려고 할 때 △가볍게 입술을 떨거나 얼굴 근육이 경직되고, △말이 막히면 소리지르고, △말을 할 때 시선을 딴 데로 돌리거나, △머리 만지기, 양손 비비기 등 말하기에 대한 불안 증세를 보이면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부모가 아이의 말더듬 증상을 지적하고 혼낼 경우, 아이가 말하기에 대한 공포감과 심리적 부담감으로 말더듬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언어를 습득해나가는 과정에서 말을 더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무리한 다언어 조기 교육으로 인한 말더듬은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성인 말더듬 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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