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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기다림 접고… 팽목항 떠나는 미수습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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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30 19:29:02 수정 : 2017-03-30 22: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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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오늘 오전 7시 ‘마지막 항해’ / 육상 거치 목포신항만으로 옮겨 / 조사위원들 반잠수선박 올라 조사 / 정부합동수습본부도 본격 가동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이 31일 오전 7시 목포신항만으로 출발한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80일 만에 떠나는 ‘마지막 항해’다.

해양수산부는 “이송 준비작업을 자정쯤 완료하고 정리작업을 거쳐 31일 오전 7시쯤 출발한다. 다만 준비작업 속도에 따라 출항시간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30일 밝혔다. 반잠수식 선박은 시속 18㎞로, 목포신항만까지 105㎞를 운항한다. 운항 시간은 약 8시간이 소요된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들이 30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 위에서 세월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세월호는 31일 오전 7시쯤 목포신항만으로 이송된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공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반잠수선박에 올라 세월호를 가까이서 살펴보고 사진을 찍어 공개했다. 근접 사진 속 세월호는 곳곳이 녹이 슬고 파손돼 마치 손대면 바스러질 듯 위태로웠다. 선미 쪽은 파손 상태가 더 심각해 보였다. 철제 난간 등 각종 구조물은 구겨지고 찢긴 상태였고, 인양 과정에서 제거된 왼쪽 램프(차량 출입문) 쪽에는 굴착기와 승용차가 며칠째 매달려 있었다. 세월호 선체의 창문과 출입문 등에 설치된 유실방지망 중 일부는 5㎝가량 들떴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부위마다 부식 정도가 다른데 선미 쪽 증축 부분이 특히 심했다”며 “(증축 부분 외에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상태”라고 전했다.

세월호의 출항 일자가 확정되면서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렀던 팽목항은 떠날 준비로, 목포신항만은 세월호를 맞을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세월호 자원봉사자들은 미수습자 가족의 7㎡ 남짓한 팽목항 이동식 조립주택에서 목포신항만으로 옮겨갈 짐을 챙겼다. 이삿짐은 이불과 생활용품 등을 담은 플라스틱 박스 2∼3개에 불과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눈물로 팽목항과 작별인사를 했다. 단원고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8)씨는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딸을 만나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며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권재복씨의 형 권오복(61)씨는 “지난 3년간 애환이 깃든 공간이 흔적 없이 사라져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가족 일부는 해수부의 협조로 배를 타고 사고해역에서 육지까지 세월호와 8시간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다.

세월호가 목포신항만의 부두에 도착하면 약 4일간에 걸쳐 선체 내부의 해수를 빼내고 반잠수식 선박에서 분리해 육상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된다. 세월호가 거치될 장소에는 가림막 역할을 하게 될 컨테이너 수십개가 ‘ㄷ’자 형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월호를 육상으로 옮기는 모듈 트랜스포트는 세월호 출발시점에 맞춰 이곳으로 이동한 뒤 조립과정을 거친다.

세월호의 육상 거치작업이 끝나면 미수습자 9명을 찾는 선체 조사가 본격 시작된다. 세월호 침몰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작업도 진행된다. 세월호는 목포신항만에서 4개월 동안 머물게 된다.

이날 목포신항만에 정부 합동 현장수습본부가 문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장수습본부는 해수부를 중심으로 국민안전처, 경찰청 등 10개 유관기관 인력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목포·진도·세종=한현묵·한승하·안용성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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