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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사무실 인근 빌딩서 40대 투신…박사모 카페서 '애국전사'로 둔갑

입력 : 2017-03-30 20:17:27 수정 : 2017-03-31 16: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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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40대 남성이 주식투자 실패에 비관하며 투신해 숨졌다. 투신 장소가 공교롭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사용했던 건물 인근이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애국전사의 죽음’이라고 몰아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30일 오후 1시 7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릉역 근처의 한 빌딩 20층에서 A(41)씨가 투신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투신한 빌딩에 위치한 회사 직원으로 직장 동료에게 사내 메신저를 통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주식투자에 실패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A씨의 직장 동료는 “(A씨가) 정당이나 친박단체 등 사회단체에 가입한 사실이 없고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사실은 더욱 없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A씨가 투신한 장소가 특검 사무실과 박 전 대통령의 자택 근처여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A씨는 ‘애국전사’로 둔갑해 인터넷으로 퍼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불쌍하고 애통하다, 방금 또 한 명이 법원과 검찰에 저항하며 투신을 했다’, ‘태극기를 들고 투신하셨다’, ‘태극기 애국전사 투신자결’, ‘빨갱이들이 다 죽이는구나’ 등의 글을 잇달아 인터넷에 올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배포하고 있다.

지지자들의 이런 행태에 비판이 쏟아졌다. 김모(33)씨는 “박사모들은 숨진 남성을 애도하기는 커녕 본인들 유리하는 쪽에 이용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가짜뉴스 배포 행위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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