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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리쉘, IBK기업은행의 효녀 역할 톡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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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8 22:15:49 수정 : 2017-03-28 22: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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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리쉘(24·미국)은 ‘미운 오리’다. 이정철 감독이 포스트시즌 내내 유독 리쉘을 두고 애정 어린 지청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사실 리쉘은 올 시즌 득점 4위(742점), 공격성공률 1위(44.19%)인 효녀 용병이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리쉘은 김희진, 박정아와 함께 기업은행의 공격 ‘삼각편대’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매 경기가 끝난 뒤 “주 공격수 리쉘의 결정력이 부족했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른바 ‘예쁜 자식 매로 키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감독의 ‘미움 아닌 미움’을 듬뿍 받던 리쉘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리쉘은 42득점(공격성공률 44.31%)을 폭발시키며 팀의 3-2(21-25 25-20 24-26 25-21 15-8) 역전승을 일궈냈다. 리쉘의 활약으로 기업은행은 챔프전 2승1패로 앞서나가게 됐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1승1패에서 3차전을 가져갔던 팀의 우승 확률은 71.4%(7차례 중 5번)에 달한다.

챔프전에 앞서 기업은행은 인삼공사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렀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위험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리쉘은 이날 경기서 전혀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며 펄펄 날았다. 이숙자 KBS 해설위원도 “상당히 지쳤을 텐데 타점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경기 초반은 흥국생명의 흐름이었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과 러브 콤비가 18득점을 합작하며 손쉽게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 중반에도 흥국생명이 이재영의 오픈 공격을 앞세워 11-6으로 여유 있게 앞서나가면서 승부가 쉽게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리베로 한지현의 리시브가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집중적으로 목적타를 날린 끝에 세트를 뒤집었다. 리쉘은 2세트에만 9득점으로 승부처에서 연속 득점을 올리며 기여했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기업은행은 3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아깝게 내주며 위기에 놓였다.

전열을 재정비한 기업은행은 4세트부터 다시 힘을 냈다. 9-8로 근소한 리드를 잡은 기업은행은 박정아와 김미연의 득점을 시작으로 연속 6점을 뽑아내 상대의 기를 꺾고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5세트에서도 기업은행은 4-2에서 리쉘의 블로킹과 박정아의 오픈, 리쉘의 후위공격, 김미연의 퀵오픈을 앞세워 8-2로 달아났다. 리쉘은 박정아(23득점)와 함께 양쪽 날개에서 연신 강타를 퍼부으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경기 뒤 리쉘은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전력을 다했다.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강해서 득점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성=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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