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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받는 직장인] 부동산도 결국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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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30 09:00:00 수정 : 2017-04-28 17: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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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투자의 성공 여부는 수익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수익을 잘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문제는 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의 공통된 화두이다. 성공한 투자자를 질투하며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치부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들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책들이 주목받고, 강의는 많은 아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면 역시나 성공하는 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다들 목말라하는 듯하다.

부동산 투자를 주로 하는 필자는 처음 ‘좋은 지역의 좋은 물건’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직접 투자를 해보니 단순히 물건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왜냐하면 부동산 투자는 사람과의 관계가 연속되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물건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중개인과 법무사, 대출 중개인, 은행 대출 담당자, 인테리어 담당자, 임차인 등 수많은 이들과 만나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이들과 관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부동산 투자를 위해 가장 먼저 만나는 이 중 한명이 바로 부동산 중개인이다. 물건과 나를 연결해줄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만큼 좋은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 투자할 때 좋은 물건이란 값이 저렴하면서도 상태가 양호한 부동산을 뜻한다. 누구나 보면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시세보다 싸게 살 때 수익률이 높아지는데, 부동산 중개인이 좋은 물건에 대한 정보를 주어야 성공적인 투자의 첫걸음이 시작된다.

필자는 원하는 지역에 마음이 잘 맞는 부동산 중개업소 한두 군데를 찾아 자주 연락을 하고, 해당 지역의 물건은 그 중개사를 통해서만 거래한다. 중개 수수료는 가능하면 깎지 않고, 좋은 물건을 소개해 주었을 때는 그에 합당한 수수료를 조금 더 주기도 한다. 지나가는 길이라도 음료수 한 병을 전하고 오면, 훗날 좋은 정보나 물건이 있을 때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에 정보가 담기게 되는 것이다.

중개인뿐만 아니라 법무사와 관계도 중요하다. 요즘은 매수자가 스스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는 이른바 '셀프 등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필자는 가능하면 법무사에게 부탁한다. 추후 부동산을 매도했을 때 법무사 비용은 경비 처리를 할 수 있으나, 셀프 등기는 이렇게 할 수 없는 탓이다.

믿을 수 있는 성실한 법무사에게 계속 맡기게 되면, 거래 비용도 조금 저렴하게 조정할 수 있어 실제 셀프 등기로 수십만원의 수익을 보는 것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따라서 필자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안전한 거래를 선호한다.

필자는 또 주거래 은행 담당자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과 친해지면 가입한 예금과 대출 상품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량 물건을 거래할 때 도움을 받아 대출한도를 조정 받을 수도 있다. 연말이 되어도 얻기 쉽지 않은 은행 달력과 다이어리 등을 선물 받는 것은 소소한 기쁨이기도 하다.

최근 필자는 대출 중개사의 영향력도 크게 느꼈다. 주거래 은행을 통해 대출을 알아보니 한도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다. 수익률이 높아 꼭 소유하고 싶어서 이곳저곳 알아보았는데, 결국 대출이 문제였다.

이자를 조금 더 내고라도 대출 한도를 늘리고 싶어 알아보다가 대출 중개사 1명을 소개받았는데, 제1금융권의 대출을 최대 한도로 받아 주어 일이 쉽게 해결되었다. 사실 매매가가 적거나 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할 때 대출 중개사들의 역할은 상당한 수준이다.

자신이 일일이 은행을 찾아다니며 대출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조건에 맞는 대출 가능 은행을 최선을 다해 찾아준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 있어도 가질 수 없다면 '그림의 떡'인데, 대출 중개인은 이를 눈앞의 현실로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과 관계가 중요하지만, 필자는 그 중 임차인과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는 요즘 부동산 임대인은 비교적 우위에 있다. 하지만 나는 임차인을 ‘고객님’으로 대한다. 내가 원하는 임차 조건을 제시했을 때 들어올 사람이 없다면 공실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물건의 수익률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 만큼 내가 원하는 조건에 들어온 임차인은 자산 가치 상승에 도움을 주는 ‘고객’인 것이다.

또한 매도 시 임차인이 집을 잘 보여주고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면 좀 더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지만, 보여주지 않고 단점을 지적한다면 그렇게 하기 어렵다. 주변 투자자들이 몇 만원도 안 되는 수리비를 아끼려고 임차인과 승강이를 벌이다가 임차인이 앙심을 품고 기물을 파손하거나 매도 시점에 집을 보여주지 않는 일을 보았던 터라 필자는 가능하면 임차인과 관계를 원만히 하려고 노력한다.

실제 필자는 임차인이 이사 올 때는 손 편지를 써서 선물과 함께 준다. 이런 작은 배려 때문인지 그간 만났던 임차인들은 모두 그동안 잘 살았다고, 덕분에 잘 되어서 나간다며 웃는 얼굴로 이사를 했다. 필자도 내 집에 들어와 살던 ‘고객’이 더 부자가 됐다고 하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임차인을 배려하는 것은 단순히 수익률 때문만은 아니다. 부모의 사업실패로 우리 가족도 몇달간 월세를 내지 못하는 형편에 처했었다. 그때 우리 집 사정을 잘 알고 월세를 미루어 주었던 집주인 덕분에 힘든 고비를 잘 견디었다.

그렇게 좋은 이들이 있기에 우리 가족이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믿는다. 나도 그때 그 집주인처럼 이왕이면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임대인'이 되고 싶다. 이런 마음에 임차인에 대해서는 좀더 이해하고, 그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상을 살면서 원활한 인간관계를 맺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면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얻기는 더욱 어렵다. '의식주'(衣食住)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그 중 하나인 '주'(住)를 움직이는 것이 부동산 투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관계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상대의 입장을 고민하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 원만한 부동산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움직이지 않는 ‘부동산'(不動産)도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건 아닐까.

박미옥('직장인 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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