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승1무2패(승점 10)를 기록,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의 이란(승점 14)에 이어 A조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나마 한국을 승점 1차로 위협했던 조 3위 우즈베키스탄이 시리아에 덜미를 잡힌 덕분이다. 러시아행은 살얼음판이 따로 없다.
침울 한국 축구 대표팀의 슈틸리케 감독(왼쪽)이 지난 24일 파주국가대표 훈련센터(NFC)에서 훈련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카를로스 아르무아 수석 코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슈틸리케 감독은 경고누적 때문에 결장하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대신 황의조(성남)를 대체 선발했다. 황의조는 슈틸리케호에서 백업 공격수로 활동했지만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 대신 이번 시즌 챌린지(2부리그)에서 득점이 없는 황의조를 선택한 것을 놓고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선발 원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도 기존 전술과 별다른 차이 없이 선수들의 ‘독기’에 의존할 가능성도 있다.
경고누적으로 중국전에 결장한 손흥민(토트넘)은 시리아전의 해결사로 손꼽힌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시리아와 최종예선 2차전에 나서지 않았다. 당시 이적 문제가 걸려 있던 손흥민은 1차전 중국전만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경기장에서 동료들의 패배를 지켜본 손흥민은 분위기 반전을 위한 ‘핵심’이 됐다. 최근 잉글랜드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장식하며 기분 좋게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의 뛰어난 결정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훈련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좌우 날개로 펼쳐 미니 게임을 펼쳤다.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세우겠다는 복안이다.
시리아는 애초 A조 최약체로 평가됐지만 4위까지 치고 오르는 복병이 됐다. 한국은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에서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2차전을 0-0으로 비겼다. 시리아의 극단적인 ‘침대축구’도 무승부에 한몫했지만, 밀집수비를 뚫지 못한 대표팀의 허술한 전술이 더 도마에 올랐다. 시리아 역시 최종예선 통과의 꿈을 키우는 만큼 또다시 두꺼운 수비벽을 앞세운 ‘선수비-후역습’ 전술로 나올 전망이다. 더불어 선제골을 내주면 극단적인 ‘침대축구’도 예상된다. 이미 시리아를 상대로 ‘예방주사’를 맞았던 만큼 이번에 슈틸리케호에게는 ‘두 번의 실수’가 용납될 수 없다. 이것은 월드컵 본선 탈락이라는 재앙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대표팀은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비공개로 치렀다. 시리아 공략의 기본 전술인 ‘측면 크로스,세트피스’의 완성도와 세밀함을 끌어올리는 데 훈련의 초점이 맞춰졌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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