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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진실이 뭐든 '무조건 박근혜'…글씨로 본 지지자들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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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6 16:00:00 수정 : 2017-03-26 16: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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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속의 강직함과 열정, 그리고 과격함 서여기인(書如其人). ‘글씨가 곧 사람이다’는 뜻이다. 옛 성현들은 글씨체에 그 사람의 성격과 인품이 베어난다고 말했다. 글씨를 분석하는 필적학은 글씨의 행간, 자간, 획, 강약 등을 분석해 그 사람의 의도, 성격, 나이, 등을 알아내는 학문이다. 필적학자가 바라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24일 필적학을 18년째 연구한 구본진 변호사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담장에 붙은 포스트잇을 살펴봤다. 

삼성동 자택 담장에 붙어있는 포스트잇
담장에 붙은 포스트잇을 보는 구본진 변호사
◆평범함 속에 보이는 강직함과 열정, 그리고 과격함

담장에 붙은 포스트잇을 훑어 본 구 변호사는 “사진으로 본 것보다는 평범했지만 눈에 띄는 메모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자신의 글씨를 봐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별다른 특성이 없어서 분석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보통 사람들의 글씨를 모아 봤을 때보다는 분석할 만한 특징을 가진 글씨들이 눈에 더 많이 띄었다"고 말했다.

포스트잇을 통해 바라 본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질서’를 좋아하며 매사에 ‘열정적’이고 ‘긍적적’이었다. 일부는 다소 ‘과격’하거나 심리적으로 ‘혼란’해 보였다.

강직한 성품을 드러내는 메모. 질서를 좋아하는 성향
 
윗부분 여백이 없는 메모. 열정적인 성향.
 
글씨가 갈수록 올라가는 메모. 긍정적인 성향.

◆인내력이 뛰어나고 질서를 좋아하는 각진 글씨의 지지자들

필적학에서 곧은 글씨는 곧은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구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각이 진 글씨가 많이 눈에 띈다”며 ”이들은 의지가 강하며 질서를 좋아하는 군인 느낌의 글씨를 쓴다’고 설명했다.
각진 글씨로 분류된 포스트잇에는 ‘ㅂ’, ‘ㄷ’, ‘ㄱ’, ‘ㄹ’등의 자음이 각져있었다. 구 변호사는 “이런 글씨는 손에 힘을 꽉 줘야 쓸 수 있다“며 “인내력이 좋아야 이런 글씨를 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휘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필적과 닮은 꼴의 글씨
지지자들의 곧고 각진 글씨는 박 전 대통령과도 닮아 있었다. 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글씨는 군인의 글씨라고 할 정도로 경직돼 있다”며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글씨 모두가 강직하면서도 깔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변호사는 “각진 글씨가 많은 것을 보면 지지자들 다수가 박 전 대통령처럼 질서를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포스트잇 중에서 박 전 대통령과 닮아 있는 포스트잇을 찾기도 했다. 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에 비해서는 세로가 짧지만 각진 부분들이 닮아 있다”고 말했다.

◆열정적인 지지자들, 여백을 허락하지 않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포스트잇이 우선 눈에 띈다. 
담장에 붙은 포스트잇 중에서 종이 윗부분에 여백을 두지 않고 글을 쓰는 메모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구 변호사는 “글을 시작 하면서 바짝 붙여서 쓰는 사람들이 대체로 열정적이다”며 ”열정적이다 보니 이곳까지 찾아와 글을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긍정의 지지자들, 우상향

긍정적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남긴 메시지들도 있었다. 
일부 메시지들은 글씨가 오른쪽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구 변호사는 “글씨 행이 상승하는 사람들은 대게 성격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상승하는 필체의 메모는 ”힘내세요”, “이겼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행을 침범하는 글씨, 상대를 배려하지 않아

글씨가 서로 침범해 글자를 겹쳐 쓴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구 변호사는 글씨끼리 서로 겹쳐진 일부 포스트잇에 주목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의 글씨에서 행과 행을 침범하는 글씨는 잘 보기 힘들다”며 “다른 글씨를 침범하면서 쓰는 사람들이 보통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잘 신경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과격한 지지자들이 자택 담장에 포스트잇을 남겼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했다.

◆정돈되지 않는 글씨, 혼란스러운 내면을 반영
겉으로만 봐도 정돈되지 못한 메모는 혼란스러운 내면을 반영한다. “일부로라도 (사진처럼)쓰기 쉽지 않다. 글씨가 정갈하지 못한 것은 생각과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는 게 구 변호사의 설명이다. 한 지지자 포스트잇 응원 메시지에는 중간중간에 종교 용어가 섞여 해석하기 어렵기도 했다.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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