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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장'의 전략대결…박기원 감독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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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5 17:16:39 수정 : 2017-03-25 17: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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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챔피언전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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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과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은 2016~2016시즌 V리그 최고령과 최연소 감독으로 나이 차이는 25세에 이른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올 시즌 프로배구를 주름잡은 최고의 지장으로 꼽힌다. 박기원 감독은 늘 우승 언저리에만 머물던 대한항공을 맡아 부임 첫해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최태웅 감독은 지난해 40대 젊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스피드배구’ 열풍을 이끌며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선수의 부진이라는 악재를 딛고 당당히 챔피언전까지 진출했다.

2016~2017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전 첫판에서 만난 두 지장의 한판 지략대결에서 박기원 감독이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현대캐피탈과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 27-25 25-22)으로 승리했다.

세트스코어는 3-0 완승으로 끝났지만 모든 세트가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이었다. 11일 만에 경기를 치른 대한항공은 초반 선수들의 몸이 덜 풀린 듯 범실이 이어지며 1세트 초반 4-7로 리드를 내줬다. 그러나 이후 블로킹을 바탕으로 착실히 따라붙어 7-7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두 팀의 시소게임이 벌어지며 경기는 현대캐피탈의 24-23 리드 상황까지로 이어졌다. 이후 다시 랠리가 펼쳐졌고, 송준호(26)의 오픈 공격이 성공해 현대캐피탈이 첫 세트를 챙기는 듯했다.

이 순간 박기원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송준호의 마지막 포인트가 터지기 전 한선수(32)와 공중볼 경합을 벌이는 상황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한 것. 결국 송준호의 오버 네트가 선언되며 경기는 24-24 듀스로 이어졌고, 김학민(34)이 2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기적적으로 1세트를 잡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2세트에서는 최태웅 감독이 칼을 뽑았다. 2세트 초반 에이스 문성민(31)과 외국인선수 대니(30)가 부진하며 5-2로 밀리자 주포 두명을 빼는 승부수를 낸 것. 문성민을 대신해 센터 최민호(29)가 라이트를 맡았고 대니의 자리는 송준호가 메웠다. 이 승부수는 적중해 2세트 중반 10-9로 역전하는 데에 성공했다. 문성민을 대신한 최민호는 2세트에만 10득점을 올리며 승부의 균형이 맞춰지는 듯했다. 그러나 막판에 다시 한번 대한항공의 블로킹 벽이 위력을 발휘했다. 25-25에서 진상헌(31)이 송준호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기로 차단한 데 이어, 다음 플레이에서는 송준호의 오픈 공격을 유효블로킹으로 막아낸 뒤 곽승석(29)의 퀵오픈으로 2세트도 27-25로 대한항공이 잡아냈다.

3세트 승부가 갈린 순간에도 대한항공의 블로킹이 빛났다. 대한항공은 18-18에서 가스파리니(33)의 후위 공격과 문성민의 속공을 차단한 김철홍(36)의 블로킹을 묶어 20-18로 달아났다. 이후 김학민의 공격 성공과 문성민의 범실이 엇갈리면서 대한항공은 3세트 만에 경기를 끝냈다.

현란한 선수교체로 상대를 공략한 최태웅 감독의 지략을 상대에이스를 봉쇄한 박기원 감독의 지략이 극복해낸 승리였다. 특히 문성민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것이 주효했다. 이날 문성민은 9득점, 공격성공률 38.1%로 부진했다. 문성민의 공격 중 4개나 블로킹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박기원 감독은 경기 후 “어느 팀이든 시합하려면 그쪽의 키플레이어에 대해서는 분석을 철저히 하지 않느냐”면서 “플레이오프 시작 전부터 현대캐피탈을 예상하고 준비를 했고 이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한층 유리한 고지에서 남은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83.3%다. 12번 중 10번이나 1차전을 잡은 팀이 시리즈 마지막에도 우승 축배를 들었다. 박 감독은 “기록상 유리하다고는 하는데 다섯 경기 중 한 경기 이긴 것뿐”이라면서 “기선제압이라고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기선제압을 당했어도 헤쳐나갈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 첫 시합을 이겼다고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17%의 희박한 확률을 깨기 위해 압박감을 안고 경기해야 한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몇몇 선수가 몸상태가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서 “체력회복과 자신감 회복이 필요하다.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워주며 문제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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