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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中 학자 "사드 보복, 대체 누구 아이디어냐"

입력 : 2017-03-24 19:15:06 수정 : 2017-03-24 2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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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즈화 화둥사범대 교수 강연/ “냉전 종료 이후 상호보완 심화 / 북한 잠재적 적, 한국은 친구 / 압박하면 韓美日 공조만 강화” / 지식인·학생사이 열풍 일으켜
북·중 관계에 정통한 한 중국 학자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냐. 장기적으로 중국에 필요한 한국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연한 내용이 중국 지식인과 학생들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선즈화(沈志華·사진) 중국 화둥사범대 교수는 지난 19일 다롄(大連)외국어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북한은 잠재적 적이고 한국은 친구일 수 있다”며 중국의 한반도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는 강연을 했다. 강연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선즈화 교수.웨이보 캡처
선 교수는 강연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실크로드)를 국가전략으로 추진하면서도 주변국 모두가 중국에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사드 갈등은 중국의 또 다른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중은 동맹관계이고 미·일은 한국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십년간 투쟁의 결과와 국제환경 변화에 따라 이미 상황은 근본적 변화를 겪었다”며 “북한은 중국의 잠재적 적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가능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선 교수는 북·중 혈맹관계에는 과거 김일성과 마오쩌둥(毛澤東)의 특수한 친분이 작용했지만, △중국의 시장경제 체제 도입 △1983년 한·중 수교 △한·중의 상호보완적 경제관계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미 북·중 혈맹관계는 틀어졌다고 지적했다. 한·중 수교 이후 중국과 한·미 간 냉전이 종료됐고, 역사적·문화적 교류를 바탕으로 경제·무역의 상호 보완성이 심화했기 때문에 한·중은 친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진정으로 중국에 위협이 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일 뿐 한국은 아니다”며 “한·미·일 삼각동맹에서 약한 고리인 한국은 중국에 ‘이용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대체 누가 이런 아이디어(사드 보복)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중국 외교당국자는) 머리도 없느냐.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에 계속 밀어넣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변 이웃국이 어떻게 보겠느냐. 적이 우리에게 바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선 교수는 강연 말미에서 사드 문제를 다시 언급하며 “중국의 한반도 문제 대응이 갈수록 피동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양측이 사드 이슈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 사드 보복, 반한 감정은 머리에서 지우고 한국의 결정에 맡겨보자”고 제안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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