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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듯 흔들리지 않는 北정권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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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5 03:00:00      수정 : 2017-03-24 19:29:43
리소테츠 지음/이동주 옮김/레드우드/1만6000원
김정은 체제 왜 붕괴되지 않는가/리소테츠 지음/이동주 옮김/레드우드/1만6000원


극장국가, 깡패국가, 이상한 나라로 묘사되는 북한의 생명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김정일, 김정은 부자로 이어지는 김패밀리의 권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조선족 출신 일본 학자가 쓴 이 책은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제압해야 할 대상, 또는 타도 대상으로 봐서는 해결책이 없다고 단언한다. 특히 지금의 북한을 설계한 김정일을 이해하지 않고선 핵문제를 풀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김부자 정권의 태생적인 한계, 정권 운영의 노하우, 핵개발의 원인 등을 나름 설득력 있게 풀이했다.

먼저 저자는 한·미·일 정보당국의 편향적인 북한 정권 해석을 비판한다. 대부분 김정은을 예측 불가능한, 충동적이며 위험한 인물로 본다.

조선족 출신의 일본 학자인 저자 리소테츠(한국명 이상철)는 김정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선 핵문제 해결책을 도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연합뉴스
2016년 4월 증언한 주한 미군사령관 빈센트 브룩스의 발언은 압축적이다. 그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김정은 주변에 조언하는 사람이 없어 불안정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김정은은 아버지보다 더 공격적이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하고 충동적인 성격의 예측불가능한 인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적어도 북한 분석을 담당하는 고위 책임자치고 ‘예측 불가능하다’고 백기를 드는 것은 책임 포기가 아닐 수 없다”고 혹평한다. 이어 “(북한)분석을 혼란스럽게 하는 원인의 하나는 김정은 정권과 그 정권 시스템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세습 체제를 만들어 낸 김정일은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아들이 대를 이어도, 체제가 흔들림 없이 유지하도록 정교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한국을 비롯한 서방 측 분석은 가관이다. 권좌를 물려받은 김정은 정권은 몇 년 가지 못한다는 것. 1994년 김일성 사망 때도 비슷했다. 200만 명 이상의 아사자를 낸 대기근(북한에선 고난의 행군) 당시 한·미·일 당국자는 수년 내 체제가 와해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도 “김정일은 정신적 이상자이며, 방탕하고 의심이 많다. 김일성 사후 권력을 잡아도 능력 부족과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반대 세력, 경제적, 사회적 혼란으로 인해 반드시 쿠데타가 일어나 붕과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도 김정일은 비인간적인 잔인함과 극에 달한 사치스러운 생활, 복잡하고 문란한 여자관계에 빠져 있는 인물로 평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쿠데타가 성공한 일도, 정권이 붕괴되는 사건도 없었다. 오히려 김정일은 반대파를 쳐내고 흔들림 없는 체제를 굳혀 나갔다. 저자는 “김정일의 권력은 최고 권력자의 장남이라는 이유로 저절로 굴러 떨어지듯 얻어진 게 결코 아니다”면서 “방탕하고 잔인하며 호전적이기만 한 인물이라면 이런 대담한 곡예가 가능할 리 없다. 한·미 당국의 분석은 크게 빗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김정일, 김정은 부자에 대해서도 혹독하다. 그는 “김정일은 이 세상에 태어난 직후부터 출생지와 생년월일이 조작돼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면서 “권력의 정점에 선 후에도 그 권력이 ‘허구의 정통성’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출생조차 속일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행동은 그 아들의 대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김정은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었다.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의 애를 태우고, 한국을 가지고 논다는 전략”이라고 풀이한다. 저자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 말처럼 김정일, 김정은의 권력도 총구에서 나온다”면서 “김정일, 김정은에게 핵은 힘의 원천이다. 그 힘의 원천이 되는 핵을 폐기하라고 압박해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 김정일을 이해할 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김정일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남기고 있다”면서 “독재자 김정일이 아니라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넣었으면서도 콤플렉스와 질투로 괴로워하며 산 한 사나이의 인생을 이 책에 썼다”고 했다.

책에는 김정남이 중국에서 부친 김정일과 후계자 문제로 논쟁을 벌인 대목도 있다. 정남은 “동생이 후계자의 자격이 있냐”고 묻고, 천안함 사건을 무모하게 도발한 동생을 거칠게 비난했다는 것이다. 또 김정일은 2011년 12월 16일 오후 장녀 김설송의 집을 찾아 단둘이 와인을 마신 뒤 잠을 자다 1시간쯤 지나 입에서 거품을 내뿜으며 숨졌다는 것. 당시 북한은 “김정일이 12월 17일 오전 8시 30분 현지지도를 위해 가던 야전 열차에서 순직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일본 류코쿠(龍谷)대학 사회학부 교수인 저자는 1959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태어나 베이징대를 졸업한 뒤 중국 공산당 기관지 기자로 지내다 1987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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