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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타임 인터뷰… "내 본능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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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4 01:05:36 수정 : 2017-03-24 01: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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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오바마와 단 한 통화도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내통'에 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주장에 대한 정보기관의 부인 등으로 위기에 처했음에도 국정운영의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발행된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다.

'진실은 죽었나?'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로 나온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매우 본능적인 사람이지만 내 본능은 옳은 것으로 드러난다"며 "지금까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왜냐하면, 나는 대통령이고 당신은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또 "나는 잘 맞추는 편"이라며 "나는 우연히도 인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예측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나는 하루 전날 브렉시트를 예측했다. 내가 '노(No), 브렉시트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자 모두가 웃었다. 그리고 브렉시트가 발생했다.많고 많은 것들, 그것들이 옳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을 지시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이 청문회에서 공식 부인했음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청'을 언급했을 때 그것은 따옴표를 붙인 것이었다. 왜냐하면 '도청'(wiretapping)은 (사전적 의미의) '도청'(wire tapping)과는 다른 것"이라며 "그것은 단지 좋은 설명이었다. '도청'은 따옴표 안에 넣은 말이다. 나는 '사찰'을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이 전날 "정보기관들이 트럼프 인수위 소속 인사들의 정보를 모은 사실을 확인했다. 새 정부 인사의 상세한 정보가 보고서에 담겨 광범위하게 전파됐다"고 주장한 것도 유리하게 해석했다.

그는 "누네스 위원장이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것은 내가 옳다는 내용"이라며 "누네스 위원장은 사찰은 부차적인 정보 수집이며, 러시아 (내통)에 대한 우려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여러모로 '엉망진창'(mess)인 상태를 물려받았다"면서 "중동 문제도 그렇고 북한 문제도 그렇고 엉망진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좋은) 통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역시 엉망진창이다. (취임 이후 나온) 내 일자리 통계가 훨씬 더 낫다"면서 "그러나 수백만 명이 여전히 일자리를 못 찾고 있기 때문에 이런 수치는 진짜 통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무역도 엉망진창인 상태로 물려받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괄적으로 엉망진창이라고 말했을 뿐 그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비슷한 언급을 쏟아냈다. 일례로 지난 20일 켄터키 루이빌에서 한 지지자 연설에서도 "할 일이 많다. 엄연한 사실은 우리가 엉망진창을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엉망진창"이라면서 "지금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망신스럽고 전혀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난한 바 있다.

오바마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초래됐다는 취지의 언급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와 관련해선 지난해 대선 기간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싸잡아 '일자리를죽이는 협정'이라고 맹비난했으나, 취임 이후에는 TPP 탈퇴, 나프타 재협상 조치를 취하면서도 한미FTA에 대해서는 아직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날 양측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월 20일 취임식 이후 두 사람 사이에 단 한 차례의 전화통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소속 정당이 다르고 정치 스타일도 180도 다른 두 사람이 대선 직후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는 덕담을 나누는 등 예상 밖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으나취임식 이후에는 서로 완전히 연락을 끊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말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한 차례 전화를 걸기는 했으나, 그가 공교롭게도 기내에 있어 전화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후 비서를 통해 답신 전화를 걸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로부터 '백악관을 떠나면서 남긴 친절한 내용의 편지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라는 메시지만 건네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이틀 후인 지난해 11월 10일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첫 회동을 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은 대단한 영광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을 고대하며, 앞으로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공개 칭찬까지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런 우호적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틀어지기 시작해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도청 지시' 트윗으로 최악을 맞았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법안이자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트럼프 케어'에 공식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두 사람 사이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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