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AI랭킹 3위 '딥젠고'에 흑 불계승…딥젠고 후반 실수연발 역전패

한국바둑 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일본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딥젠고에 흑을 잡고 불계승했다.

AI바둑랭킹 3위인 딥젠고는 초반 좌우변 전투에서 승기를 잡으며 판세가 유리했지만 중반이후 이해하기 힘든 실수와 막판 끝내기에서 갈팡질팡, 역전패 했다.

22일 일본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회전에서 박 9단은 347수 끝에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딥젠고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엔 박 9단과 함께 중국의 미위팅 9단,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이 출전해 딥젠고와 4자 풀리그로 순위싸움 중이다. 

지난 21일 이야아 9단에 불계승한 박 9단은 2연승을 기록했다. 

딥젠고는 21일 미위팅에게 패해 2연패 늪에 빠졌다.

이날 경기 초중반 딥젠고는 좌변과 우변에서 펼쳐진 전투에서 모두 우세를 잡으면서 유리한 흐름을 잡았다.

하지만 170수가 지마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실수를 범하면서 무너졌다.

박 9단은 틈을 놓치지 않고 반격에 나섰고 결국 250수를 넘겨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박정환 9단은 흔들리지 않고 딥젠고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승리를 챙겼다.

경기 해설을 맡은 이세돌 9단은 "사람과의 대국이었으면 박정환 9단이 역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며 "딥젠고가 놀라운 점도 많이 보여주었지만 실망스러운 모습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딥젠고는 이세돌과 세기의 대결을 벌인 '알파고'에 자극받은 일본이 지난해 3월 소프트웨어 기업 드왕고가 개발한 '젠'에 딥러닝을 접목시켜 태어났다.

딥젠고는 CPU 2개, GPU 4개 등 2500만원 가량의 서버급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딥젠고는 지난 19일 끝난 일본 도쿄 전기통신대학(UEC)컵 컴퓨터 바둑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했다.

우승은 중국의 IT기업 텐센트가 개발한 줴이가 차지했다.

딥젠고의 AI 바둑 랭킹은 알파고와 중 줴이에 이어 3위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