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최 감독의 승부수는 올 시즌 팀이 난관에 처한 상황에서 수차례 빛을 발했다. 시즌을 앞두고 최 감독은 캐나다 출신의 수비형 용병인 톤 밴 랭크벨트를 과감하게 데려왔지만 활약이 미미해 후반기 방출했다. 5라운드 중반 투입된 대니마저 적응력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아 애를 먹었다.
다행히도 V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거포 문성민과 올 시즌 숨은 일꾼으로 거듭난 박주형, 송준호가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센터 신영석과 리베로 여오현의 투혼 넘치는 플레이, 세터 노재욱의 안정적인 토스는 ‘특급 용병’ 없이도 현대캐피탈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물론 대한항공의 가스파리니-김학민 ‘쌍포’에 비하면 현대캐피탈의 순수 토종 라인업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마지막 중요한 시기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위기를 극복해서 승리하는 강팀이 되고 싶다”고 결의를 불태우고 있다. 최 감독이 토종선수만으로 챔프 등극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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