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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전두환 표창장' 발언 일파만파… 文·安 동지애 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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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0 11:43:51 수정 : 2017-03-20 11: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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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후보 캠프는 같은 당 문재인 후보가 충실한 국방의무 수행을 강조하기 위해 1975년 부대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는 말을 그대로 선의로 받아들여주세요.”(문재인 후보 캠프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

“문자폭탄 보내는 분들께 묻겠습니다. 안희정에게 분노가 없다고 짓이겨대는 님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인내해 왔습니다. 억울한 비평도 겸손한 성찰로 감내할 수 있는 품격이 정권교체의 진짜 자격 아닐까요?”(안희정 후보 캠프 박수현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상대 후보 진영이 이를 문제 삼자 문 후보 측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여기에 지지자들까지 문자메시지와 댓글 등을 통해 서로를 물고 뜯는 공방전에 가세했다. 민주당 후보들은 그동안 ‘원팀’ 정신과 ‘동지적 신뢰·우정’을 강조했으나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권 순회투표(27일)를 일주일 앞두고 양보 없는 난타전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논란은 문 후보가 19일 KBS에서 열린 민주당 합동토론회에서 ‘내 인생의 사진’으로 특전사에 복무할 때 사진을 들고 나오면서 시작됐다. 그는 자신의 투철한 국가관·안보관을 강조하면서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게 됐고 당시 여단장이 반란군 우두머리였던 전두환 장군이었는데, 제가 전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광주 출신인 최성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전두환 표창장은 버려야지 가지고 있느냐”고 꼬집었고, 안·이 후보 측도 잇달아 대변인 명의의 비판 입장을 냈다.

안 후보 측 박수현 대변인은 “문 후보는 공수부대 시절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자랑하듯 밝혔다. 모 후보의 말처럼 그런 표창장은 버리는 게 맞다”며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일일지라도 결코 자랑스럽지 않고, 자랑해서도 안 되는 일을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며 “문 후보는 경솔한 발언에 대해 광주와 호남 민중들에게 먼저 사과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 측 김병욱·제윤경 대변인은 “적폐세력과의 ‘대연정’에서 이제 ‘전두환 표창’ 발언까지, 개혁정권을 외치는 촛불 시민과 민주당 당원들 보기가 두렵다”며 문·안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들은 “이제라도 두 후보가 촛불시민의 염원과 당의 정체성에 맞는 입장을 천명하고 이에 맞는 행보를 할 것을 촉구한다”며 “문 후보는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고 광주 금남로의 땅을 밟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문 후보 측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권혁기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후보는 누구보다 국방의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를 왜곡하는 행태가 참으로 한심스럽다”며 “무분별한 음해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 사병으로서 군 생활을 잘해 부대장 표창 받은 걸 문제 삼는 우리 정치권의 낮은 수준을 개탄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경쟁을 한다고 하지만 최소한 넘어선 안 되는 선이 있다”며 “침소봉대와 음해로 호남 정서를 왜곡할 경우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지지자들과 캠프 관계자들이 가세하면서 양측 공방은 이틀째 확전일로를 걷고 있다. 안 후보 측 인사들은 원색적인 비난 문자 세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안 후보를 돕고 있는 한 국회의원은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문자폭탄이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수현 대변인 페이스북에도 “그 입 닥쳐라”, “뭔 헛소리야? 니들은 문자폭탄 징징 말고는 할 말이 없니?” 같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안희정의 모순화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안 후보는) 문재인의 언어는 그토록 이해 못하면서 박근혜 자유한국당과는 어떻게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후보가 2012년 이명박 대통령한테 표창장을 받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링크하며 “본인은 이명박이 좋은 대통령이라 표창장 받았는가? 이명박한테 받았으면 고통스러워 해야지 왜 웃고 있는가?”라고도 했다.

문 후보 특보단장인 김태년 의원은 ‘친구이자 동지인 안희정 후보님께’라는 글을 통해 “내부를 향해 던지는 분열의 네거티브는 내가 아는 안희정이 아니다”라며 “사병으로 군복무 충실해서 받았던 부대장의 표창장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정치가 안희정의 정치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는 전당대회장에서 계란이 날아오는 그 순간에도 묵묵히 깨진 계란을 닦은,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잡으려 애썼던 분”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치음해 지역감정 조장과 같은 구태와는 과감히 결별하자”고 촉구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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