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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한가운데 외딴 섬. 넘실대는 파도와 수평선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연상되겠지만 감옥섬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돌섬 알카트라즈(사진). 41m 높이 절벽과 거친 물살에 탈옥은 꿈도 꿀 수 없는 곳이다. 설사 헤엄쳐 나가더라도 상어 떼의 먹이가 되는 살벌한 지옥의 땅이었다. 남북전쟁 때 군 요새로 쓰던 곳을 1934년 감옥으로 개조한 이후 인권침해와 폭력으로 악명을 떨쳤다. 시카고 갱 두목 알 카포네 등 세기의 악당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바다 건너 부두와는 2.4㎞ 거리. 일반인들이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에 감옥을 만들어 단죄의 전시효과를 노렸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수감자들에겐 세계의 미항 샌프란시스코의 일상을 지척에서 보는 것이 육체적 속박보다 더 큰 고통이지 않았을까? 감옥이 들어서고 난 후 4년간 30여회의 탈옥시도가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육지에 발을 디뎌보지 못했다. 수감시설을 운영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일반 형무소의 3배나 드는 비용이었다. 결국 1963년 3월21일 이 철옹성은 재정난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퇴물이 명물이 되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어둠의 역사를 지우고 역사유적으로 깜짝 변신한 것. 감옥체험 관광객이 한해 150만명이나 몰리는 노다지 섬이 됐다. 한때 건물 잔해를 포장 판매하는 기발한 마케팅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려 개·보수비용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뀡 먹고 알 먹고, 역사의 교훈도 살리고 돈도 버니 신나는 개벽이 아닐 수 없다. 발상의 전환 성공사례로 관광개발의 교과서가 된 이유다.

김규영 편집위원

△1995년 3월20일 일본 지하철 독가스 테러

△1897년 3월22일 국내 첫 철도 경인선 기공

△1839년 3월23일 미국 신문서 O.K 첫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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