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역사 왜곡·위안부 부정… 日 우경화 배후 ‘일본회의’ 해부

입력 : 2017-03-19 13:22:52 수정 : 2017-03-19 13:22:5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가노 다모쓰 지음/우상규 옮김/살림/
일본 우익 설계자들/스가노 다모쓰 지음/우상규 옮김/살림/


일본 오사카의 학교 법인 모리토모는 국유지를 헐값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으로 최근 일본 사회에서 논란을 빚었다.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이 법인이 설립하려는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은 것이 헐값 매입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법인이 운영하는 쓰카모토 유치원이 운동회에서 아동들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는 내용의 선서를 시킨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모리토모의 이사장은 일본의 우익단체 ‘일본회의’의 회원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평화헌법 개정을 옹호하는 우익단체 일본회의를 파헤쳐 화제가 된 책 ‘일본 우익 설계자들’이 번역 출간됐다.

평범한 회사원인 스가노 다모쓰는 2008년 헤이트 스피치 시위를 보고 보수 성향의 잡지 등을 분석하던 중 일본 우경화 흐름의 배경에 일본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에 설명에 따르면 일본회의는 ‘일본을 지키는 모임’과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라는 단체가 합병해 설립된 단체다. 1974년 출범한 ‘일본을 지키는 모임’은 일본이 패전하면서 황실 연호(年號)의 법적 근거가 사라지자 연호 법제화 운동을 벌였다. 운동을 벌인 지 2년 만에 연호법 제정에 성공하자 기존 보수단체가 이 모임을 중심으로 결집하기 시작한 것이 일본회의의 원류다.

저자는 일본회의 계열 단체들이 오늘날 일본의 우경화 흐름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분석한다. 천황제 국가 부활,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 일본군 위안부 부정 등에 모두 일본회의가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 역시 배경에는 일본회의가 있다고 본다.

일본회의는 오늘날 일본 내각 깊숙이 세력을 확대했다. 중·참의원 의원 약 280명이 가입해 있고 특별고문인 아베 총리를 비롯해 정권 핵심부 인물들이 다수 이 단체의 간부로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일본 관료들이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도 일본회의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야스쿠니신사는 전몰자 유족 등과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국가 시설로 지정하자는 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야스쿠니 신사법 제정이 무산되자 이들은 1976년 ‘영령에 보답하는 모임’이란 단체를 만들어 운동 방침을 ‘총리와 각료의 공식 참배 실시’로 전환했다. 이 모임은 현재도 일본회의의 유력 구성 멤버다. 저자는 이런 배경을 설명하며 야스쿠니신사 문제의 단초는 정치와 종교 문제이지 역사 인식이나 외국의 반발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