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오늘의시선] 난국 극복은 우리 모두의 몫

관련이슈 오늘의 시선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3-14 21:48:28 수정 : 2017-04-11 16:20: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내치·안보 총체적 위기에 분열까지
제자리로 돌아가 새 시대 준비할 때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으로 시작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로 인해 우리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국내외 모든 위기를 사실상 속수무책으로 방치했었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도를 넘고 있는데도 우리 앞에 놓인 주요 과제마다 정치권과 국민이 하나같이 극단적인 분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 탄생할 정부가 마주할 문제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내각 구성과 총리 인준은 물론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도 현재의 국회 구성으로 미뤄 볼 때 쉽게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게다가 개헌은 당면한 모든 정책과제를 빨아들일 블랙홀이 돼 새 정부의 정책 추진을 어렵게 하거나 정당 간의 갈등과 대립을 유발할 수 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정책학
경제 분야에서 새 정부는 절실한 당면과제인 일자리 창출, 가계부채 축소, 소비 진작, 미래성장동력 창출,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 지역균형 발전 등을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재벌의 소유구조 개혁은 필요하지만 경쟁력을 해쳐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에의 적극적 대응과 함께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한 급격한 복지지출 증가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동시에 국가안보를 위한 대북 킬체인(Kill Chain·정밀타격체계) 확보나 전략자산 확충 등을 위한 국방비 지출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세금을 부담해야 할 경제활동인구는 급격히 줄어들어 세대 간 갈등 심화도 우려된다.

국제정치 및 안보분야에서도 북한 핵과 미사일, 화학무기 등에 대한 대응능력 문제와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의 가속화, 일본의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어려운 문제가 새 정부를 기다리고 있다. 사드 배치를 문제 삼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압력은 계속 거세질 것이지만 누가 정권을 잡는다 해도 사드 배치 철회를 말처럼 쉽게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압력에 굴복이라도 할 경우 우리 스스로 속국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유럽의 변화는 세계시장에서 폐쇄적 상호주의가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국제사회에서의 갈등을 유발함은 물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지만 문제의 본질은 과제 자체의 어려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일을 수없이 극복해 왔다. 지금의 사태가 총체적 난국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문제를 앞에 두고 있는 우리 자신이 분열돼 스스로를 무력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정권을 잡아도 국회에서 주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60%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19대 국회에서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던 새누리당을 기억하라.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정치세력과의 협력 이외의 정답은 있을 수 없다. 새 대통령에게 서로 정치적 견해와 입장이 다른 정당과의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긴밀한 소통과 지속적인 양보를 통해 신뢰를 쌓고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것만이 이 총체적 어려움을 풀어갈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국민도 지금까지 광장에서 ‘촛불’과 ‘태극기’를 통해 보인 에너지를 한데 모아 당면한 총체적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 협력이나 협치는 정치지도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이다.

막은 내리고 탄핵무대의 불은 꺼졌다. 이제 과거는 뒤로하고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차분하게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나만이 옳다는 편협한 생각은 버리고, 손에 손잡고 미래 후손들이 자랑스러워 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야 할 때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정책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