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폭죽'으로 타오른 촛불… '폭력'으로 얼룩진 태극기

입력 : 2017-03-12 19:23:36 수정 : 2017-03-12 20:58:5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4개월 대장정 마침표vs 헌재 결정 불복 '저항'
‘환호 vs 불복.’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열린 첫 주말집회는 탄핵 찬반단체들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다. 촛불집회는 차분한 분위기와 환호속에 4개월여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탄핵 인용에 기뻐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함성이 가득했다.

하지만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는 헌재 결정에 불복하며 또 다른 투쟁을 예고했다. 폭력 집회도 이어갔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이란 이름으로 집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를 이끈 데 대해 서로 ‘고맙다’, ‘수고했다’며 인사를 나눴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일한 이들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환호’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 이튿날인 1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제20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을 자축하는 뜻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들은 “탄핵을 촛불혁명의 승리”로 자축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 구속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 등을 요구했다. 또 세월호 희생자 가족, 해직기자, 촛불집회 자원봉사자,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청소노동자 등이 발언대에 올라 대통령 파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특히 무대 앞 화면에서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발언 영상이 나오자 시민들은 다시 한 번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본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한 참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아직 청와대에서 나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감옥으로 들어가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서는 헌재 선고 이후 탄핵 반대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3명이 숨진 데 대해 조의를 표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탄핵찬성 촛불집회가 열렸다. 탄핵인용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와 함께 풍선을 날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퇴진행동은 이날로 주말 촛불집회를 마감하고 오는 25일과 세월호 참사 3주기(4월16일)를 앞둔 4월15일 집회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 부산, 울산, 대구, 대전, 제주 등 지역 곳곳에서도 박 전 대통령 파면을 환영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65만명 등 전국에 70만여명이 모여 지난 4개월간 연인원 1600만명 이상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불복’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선고로 파면된 가운데 1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무효를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남정탁 기자
반면 태극기 집회는 헌재 결정 불복을 천명하며 신당 창당 등을 통해 저항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친박단체들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이날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고 불복을 선언했다. 이들은 “국가반란적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 헌법상 주권자인 국민의 이름으로 헌재 해산을 요구한다. 재판관 9명을 새로 지명해 다시 심판하라”고 촉구했다. 헌재가 박 전 대통령 파면 사유에서 세월회 참사를 제외한 것을 두고 “여행 가다 사고난 배 사건으로 대통령을 물고 늘어졌다”고 강변했다.
1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서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태극기 집회에 김진태, 윤상현, 조원진 의원 등이 참석하고 있다.
집회에는 김진태·윤상현·조원진 등 친박계 의원과 박 전 대통령측 대리인단의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등이 참가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7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는 휘발유통을 들고 와 경찰과 취재진, 행인을 위협하고 폭력을 휘둘렀다. 한 참가자는 서울 태평로파출소 인근에 트럭 한 대를 세워놓고 “전날 태극기집회에서 경찰 잘못으로 3명이 숨졌다. 남대문경찰서장을 만나게 해 달라”며 휘발유통 뚜껑을 열어 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일 듯이 위협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