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지난해 8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골든 슬램(4대 메이저 모두 우승+올림픽 금메달)을 이뤘지만 왼손 엄지 부상으로 올림픽 이후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올림픽 이전에 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세 차례나 기권했고 2차례나 컷 탈락했다. 극도의 부진으로 상금랭킹은 69위(25만3381달러)로 추락했다.
박인비는 지난주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출전해 공동 25위로 예열을 마쳤지만 시즌 초반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예상 밖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8개월 동안 투어에 나서지 않아 실전 감각 부족이 우려됐지만 독기를 품고 가다듬은 샷감과 퍼팅감을 빨리 되찾아 올 시즌 두 번째 출전 대회 만에 골프여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3라운드에서 퍼팅을 33개나 해 주줌했던 박인비는 이날 27개의 퍼팅을 했다. 박인비는 4라운드 동안 단 한 번만 페어웨이를 놓치는 98.2%의 안착률을 기록했고 평균 29.25개의 퍼팅을 했다. 이와 함께 보기 2개, 더블보기는 1개만 범했고 무려 23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박인비는 경기 뒤 “퍼팅 비결은 따로 없다. 다만 잘될 땐 공하고 라인만 보면 집중이 잘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긴 공백을 가지면서 샷을 바로 잡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어떻게 해야 즐거운 골프를 할지 고민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떨어진 세계랭킹은 의식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 메이저 대회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LPGA투어에 공식 데뷔한 ‘슈퍼루키’ 박성현(24·하나금융그룹)은 나흘 내내 68타를 치며 3위(272타)에 올라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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