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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나' 가상현실 통해 관찰하니…

입력 : 2017-02-25 02:00:00 수정 : 2017-02-24 14: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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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알코올중독 범죄자 등 치료에 VR HMD 적극 활용

24일 열린 전국 보호관찰소 관찰과장 회의에서 법무부 이상호 범죄예방정책국장(가운데)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어, 사람들이 나를 피해서 막 달아나네?”

“저 할아버지는 왜 나한테 손가락질을 하는 거야?”

술만 마시면 추태를 부리고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40대 남성 A씨.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기를 머리에 쓰자 술에 취한 자신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실감나게 전해진다. 고개를 떨군 A씨는 “술을 마시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는데 정작 이웃은 그런 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술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올해부터 알코올중독 범죄자 치료에 VR-HMD이 투입된다. 법무부는 VR HMD 기반의 알코올중독 사범 치료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국 10개의 중점 준법지원센터(보호관찰소)에 치료실도 구축한다고 24일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해당 콘텐츠는 상황별 알코올 문제인식 및 대처능력 등 다양한 유형을 삼차원(3D) 컴퓨터 그래픽이나 동영상 애니매이션 등으로 제작한다. 법원 등으로부터 알코올 습벽, 중독 등으로 인해 치료명령, 보호관찰, 수강명령 등을 받은 대상자에게 다양한 상황극 등 VR-HMD 시스템을 통해 치료를 실시함으로써 재범을 방지하고 건전한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치료 콘텐츠 개발 등에 정부예산 10억원이 확보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2017년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공공서비스 촉진사업에 알코올중독 범죄자 치료를 위한 VR-HMD 개발이 과제로 확정되어 양질의 콘텐츠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서울준법지원센터에서 전국 보호관찰소 관찰과장 회의를 열어 VR-HMD 기반의 알코올중독 치료 등 과학적인 재범억제 시스템 확대에 관해 집중 논의했다. 회의에선 정신질환 등 고위험 범죄자를 지역 정신의료기관과 연계해 치료하는 등 전문 처우 프로그램을 다변화함으로써 재범을 막는 방안도 다뤘다. 내년 시행 예정인 500만 원 이하 벌금형 집행유예제도 준비 현황을 점검하는 시간도 가졌다.

회의를 주재한 법무부 이상호 범죄예방정책국장(검사장)은 “보호관찰의 목적은 재범방지를 통한 사회보호”라며 “주취자와 정신질환자에 대한 집중적 관리로 강력범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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