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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민감한 개인정보 무차별 공개

입력 : 2016-08-24 20:02:55 수정 : 2016-08-25 0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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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동성애자 포함/
이혼·대출 여부, 가출경험 등 망라
인터넷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일반 시민의 의료기록과 가족관계 등 수백명의 개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24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1년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반 시민의 민감한 개인 정보가 수두룩했다”며 “성폭행을 당한 10대 피해자의 이름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동성애 혐의로 체포된 남성의 이름 등 개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자료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위키리크스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개인 정보에는 결혼·이혼 여부, 대출 여부, 가출 경험, 양육권 소송, 법적 처벌 여부 등 민감한 개인 정보가 망라돼 있다. 성추행 피해자인 사우디 여성 3명의 이름과 여권번호, 동성에게 성폭행 당한 10대 소년의 이름 등 철저하게 보호해야 할 피해자의 신상이 무차별로 노출됐다.

사우디 여성들이 의료기관에서 받은 ‘처녀 증명서’와 이혼과 관련된 재판 서류들도 있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한 재판 서류를 보면 해당 부부의 이혼 사유가 남성의 불임 때문임을 알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 피해 남성은 AP에 “위키리크스에 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이전 연인이 제기한 친자확인 논쟁까지 언급돼 있다”며 “아내가 본다면 큰일이다. 이러한 공개는 누군가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환자 정보를 위키리크스에서 발견한 요르단 의사 나예프 알파예즈는 “일반 시민의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건 정치나 부패 현상을 바로잡는 일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명예로운 폭로가 아니라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꼬집었다.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는 2006년 각국 정부나 단체의 위법행위를 막자는 취지로 내부고발자들을 위한 폭로 전문 사이트를 만들었다.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된 미국의 기밀문서 수십만건을 폭로하며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AP는 “어산지는 설립 초기부터 위키리크스에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주장했다”며 “어산지 측에 개인 정보 공개와 관련해 지난 몇 달간 연락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불가리아 국립과학연구아카데미의 안티바이러스 전문가 베셀린 본체프는 “위키리크스는 기술적으로도 대중 공개를 위한 기본 절차를 밟지 않는다”며 “위키리크스 자료에서 수백개의 악성 소프트웨어를 발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널리즘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쓰레기 속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한 다음, 그걸 통째로 사람들의 앞마당에 버려두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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